금융당국이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대출 규제 고삐를 더욱 옥죈다. 다주택자는 신규 대출뿐만 아니라 기존 대출 만기 연장조차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24일 5대 시중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상호금융권 등 전 금융권을 소집해 3차 다주택자 및 임대사업자 대출 점검회의를 연다. 지난 회의들이 대출 현황과 만기 연장 실태를 파악하는 기초 단계였다면 이번 회의는 구체적인 규제 적용 범위와 방식을 확정하는 자리다.
가장 핵심적인 논의 사항은 2주택 이상 보유자의 대출 만기 연장을 제한하는 일이다. 특히 규제지역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는 신규 주택담보대출 시 담보인정비율인 LTV 0%를 적용받아 사실상 대출 통로가 막혀 있다. 당국은 이 같은 엄격한 기준을 기존 대출의 만기 시점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거나 LTV 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금융당국은 대상·방법·시기 등 구체적인 방안을 살피고 있다. 차주별 주택 보유 현황, 개인 및 개인사업자, 아파트 및 비아파트, 수도권 및 규제 지역, 지방 등 차주별, 지역별 유형을 구분 중으로 선별적으로 규제에 나설 전망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6·27 대책과 9·7 대책을 통해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신규 대출을 차단한 상태다. 이번 조치는 여기서 더 나아가 기존 대출까지 같은 잣대로 관리해 투자나 투기 목적의 자금 흐름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금융권 전반의 대출 관리 문턱도 높아진다.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는 올해 15%에서 20%로 상향된 상태인데 이를 25%까지 추가로 올리는 안이 검토 대상이다. 또한 가계대출 전체 총량과는 별개로 주택담보대출만을 타겟으로 한 총량 관리제 도입도 논의되고 있다.
급격한 규제가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만기 연장이 한꺼번에 막힐 경우 차주의 상환 부담이 폭증하면서 비아파트 시장이 위축되고 세입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국은 일정 기간에 걸쳐 대출금을 나눠 갚도록 유도하는 분할 상환 보완책과 30년 이상의 초장기 고정금리 대출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을 병행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