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독감이 유행해 주의가 요구된다.
잠시 주춤했던 인플루엔자(독감)가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학이 끝나고 유치원과 학교, 학원 등원이 재개되면서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39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심한 몸살, 두통이 갑작스럽게 나타난다면 단순 감기가 아닌 독감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질병관리청의 의원급 의료기관 인플루엔자 외래환자 감시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주차(1월 11~17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는 43.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40.9명)보다 약 7% 증가한 수치다.

이번 절기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지난해 47주차(11월 16~22일) 1000명당 70.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주차 36.4명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2주차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재유행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개학과 함께 집단생활이 늘어나면서 전파 속도가 다시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의료 현장에서는 유행 바이러스 유형의 변화도 감지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과 B형으로 나뉘는데, 최근에는 B형 검출률이 증가하는 양상이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인 최용재는 “지난해 말에는 A형 독감이 먼저 유행했지만 최근에는 B형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더 늘고 있다”며 “연말에 잠시 감소하는 듯했으나 1월 초 학교와 학원이 다시 시작되면서 소아·청소년 환자가 체감될 정도로 늘었고, 형제나 같은 반 친구들 사이에서 연속 감염 사례도 자주 보인다”고 설명했다.
독감은 일반 감기와 증상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감기는 주로 코와 목에 가벼운 염증을 일으켜 콧물, 코막힘, 인후통 등으로 시작하며 서서히 호전된다. 대부분 3~5일이면 증상이 완화되고 고열은 드문 편이다.
반면 독감은 전신을 침범하는 급성 바이러스 감염이다. 하루 사이 39도 이상의 고열이 갑작스럽게 오르고, 근육통과 두통, 전신 몸살, 기침, 인후통이 동반된다. 극심한 피로감과 무기력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기침과 인후통이 오래 지속되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소아의 경우 증상이 다소 비전형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호흡기 증상 외에도 복통,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증상으로 시작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감기나 장염으로 오해해 적절한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열과 전신증상이 동반된다면 빠르게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독감은 감염력과 전파력이 매우 높아 짧은 기간 내 지역사회로 빠르게 확산된다. 면역력이 약한 소아·청소년은 합병증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다. 폐렴, 중이염, 탈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기본이다. 손 씻기, 기침 예절 준수, 마스크 착용 등은 감염 확산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매년 독감 예방접종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플루엔자 예방백신은 접종 후 약 2주 뒤부터 면역이 형성되며, 한 번의 접종으로 해당 겨울철 유행 기간 동안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감염 자체를 줄이는 것은 물론, 감염되더라도 증상을 완화하고 입원이나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최 회장은 “예방접종이 감염을 100% 차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는 독감에 걸리더라도 훨씬 가볍게 지나가고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크게 낮춰준다”며 “아직 접종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3일 이상 고열이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의식 저하, 심한 탈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 독감, 가벼운 감기로 넘기지 않는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