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무침에 오이를 넣는 것이 익숙하다면, 한 번쯤 다른 재료를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배우 황성적이 최근 방송 등에서 공개한 생미역무침 레시피의 핵심은 오이가 아닌 ‘무’다. 채 썬 무를 더하는 순간 식감과 맛의 결이 달라진다.

이 레시피는 건미역이 아닌 생미역을 사용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생미역은 특유의 점액질과 바다 향이 살아 있다. 손질이 중요하다. 먼저 줄기와 잎을 분리한다. 두께가 다른 만큼 염분 함량과 짠맛의 차이가 있다. 줄기 부분이 더 짜기 때문에 물에 조금 더 오래 담가둔다. 잎은 잠시만 담가도 충분하다.
물에 8~10분 정도 담가두면 점액질이 빠져나온다. 손으로 쓸어내리듯 정리하면 거품과 함께 염분이 제거된다. 소금을 넣고 박박 문지르는 방식도 있지만, 향을 지나치게 빼면 생미역 특유의 바다 내음이 사라진다. 물에 담갔다가 가볍게 씻어내는 정도가 적당하다. 물기를 털어낸 뒤 한입 크기로 자른다.

양념은 의외로 단순하다. 까나리액젓 또는 멸치액젓, 다진 마늘, 고춧가루, 매실청, 참기름, 통깨가 기본이다. 별도의 식초는 넣지 않는다. 새콤한 맛보다 원재료의 풍미를 살리는 데 초점을 둔다. 먼저 액젓과 마늘, 고춧가루를 넣고 바락바락 무치듯 버무린다. 이후 매실청을 약간 더해 단맛을 보완하고, 참기름과 통깨로 마무리한다.
여기서 갈림길이 생긴다. 미역만으로 무칠 수도 있고, 채 썬 무를 더해 또 다른 버전을 만들 수도 있다. 무는 소금과 고춧가루를 넣고 살짝 절여 수분을 빼둔다. 이후 양념을 한 미역에 무를 넣어 함께 버무리면 완성이다.

무가 들어가면 식감이 달라진다. 아삭함이 더해지면서 미역의 부드러운 질감과 대비를 이룬다. 물을 더한 버전과 그렇지 않은 버전도 차이가 난다. 약간의 물이 들어가면 전체 식감이 한층 부드러워지고, 미역 특유의 비린 향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에게는 완충 역할을 한다.
홍고추를 송송 썰어 넣으면 색감이 살아난다. 매콤한 맛도 더해진다. 깨는 절구에 직접 빻아 넣으면 고소한 향이 진해진다. 계량은 정해진 수치보다 간을 보며 조절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액젓의 염도는 제품마다 다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많이 넣기보다 나눠 넣는 것이 안정적이다.

생미역무침은 겨울철 별미로 불린다. 바닷가 지역에서는 고기 못지않은 귀한 반찬으로 여겨졌다. 바다 향을 지나치게 제거하지 않는 것이 맛의 핵심이다. 무를 더한 버전은 비주얼에서도 차이를 만든다. 흰 무채와 초록 미역, 붉은 고추가 어우러져 상차림이 선명해진다.
오이를 넣은 미역무침에 익숙한 입맛이라면, 무를 더한 버전을 한 번 비교해볼 만하다. 같은 양념이라도 재료 하나로 분위기가 달라진다. 바다의 향을 살리면서도 아삭한 식감을 더한 생미역무침은 상 위에 올리는 순간 존재감을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