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물러가고 햇살이 부드러워지는 요즘, 시장과 마트 채소 코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제철 채소가 바로 봄동이다.
일반 배추보다 잎이 넓고 부드러우며 단맛이 도는 봄동은 살짝만 손질해도 특유의 싱그러움이 살아난다. 이 봄동을 활용해 손 많이 가지 않으면서도 빠르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메뉴가 바로 ‘봄동 비빔밥’이다.
봄동 비빔밥의 핵심은 조리 과정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여러 나물을 각각 데치고 무치기보다는, 봄동 한 가지를 중심으로 단순하게 구성해도 충분히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여기에 균형 잡힌 양념장만 더하면 한 그릇이 금세 완성된다.

먼저 재료 준비부터 간단하다. 봄동 한 포기, 밥 2공기, 달걀 2개, 참기름 약간, 김가루 약간이면 기본 구성은 끝이다. 여기에 집에 있는 재료를 선택적으로 더해도 좋다. 당근을 채 썰어 살짝 볶거나, 냉장고에 남은 소고기나 두부를 구워 올려도 무방하다. 그러나 가장 간편한 방식은 봄동을 생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봄동은 밑동을 자르고 잎을 한 장씩 떼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흙이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줄기 사이를 꼼꼼히 확인한다. 물기를 충분히 턴 뒤 3~4cm 길이로 먹기 좋게 썬다. 굵은 줄기 부분은 너무 두껍다면 반으로 갈라주면 식감이 한결 부드럽다. 데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이 레시피의 장점이다. 봄동 특유의 아삭함과 단맛이 그대로 살아난다.
다음은 비빔밥의 맛을 좌우하는 양념장이다. 고추장 3큰술, 설탕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간장 1큰술, 식초 1큰술, 참기름 1큰술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물 1큰술을 더해 농도를 살짝 풀어주면 밥과 잘 어우러진다.

특히 설탕 1큰술은 꼭 넣는 것이 포인트다. 봄동은 은은한 단맛이 있지만 생채소 특유의 풋맛도 있다. 설탕이 들어가면 고추장의 매운맛을 부드럽게 감싸면서 봄동의 단맛을 끌어올려 전체적인 맛의 균형을 맞춘다. 단맛이 과하지 않도록 정확히 계량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깊은 맛을 원한다면 설탕과 함께 매실청 1작은술을 추가해도 좋다. 하지만 기본은 설탕이다. 설탕이 고추장과 만나야 양념이 선명하게 살아난다. 모든 재료를 고루 섞어 걸쭉한 양념장을 만들어둔다.
이제 조립 단계다. 따뜻한 밥을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썰어둔 봄동을 한 움큼 넉넉히 올린다. 팬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반숙으로 부친 달걀프라이를 가운데 얹는다. 참기름을 한 바퀴 두르고 김가루를 뿌리면 기본 세팅이 끝난다. 마지막으로 준비한 양념장을 1~2큰술 올린 뒤 기호에 따라 추가한다.
비빌 때는 너무 세게 누르지 말고 가볍게 섞어준다. 봄동이 숨이 살짝 죽으면서도 아삭함은 유지되는 상태가 가장 맛있다. 양념장이 골고루 퍼지면 밥알 하나하나에 고추장의 감칠맛과 설탕의 은은한 단맛이 스며든다. 여기에 참기름 향이 더해지면서 간단하지만 완성도 높은 한 끼가 된다.

조리 시간은 재료 손질 포함 15분 내외. 별도의 데침이나 복잡한 나물 무침 과정이 없어 바쁜 평일 저녁에도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 제철 봄동을 생으로 활용해 영양 손실을 줄이고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봄은 짧고 제철 채소의 시간도 길지 않다. 손 많이 가지 않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맛있는 한 그릇을 만들 수 있다. 달콤함이 살짝 더해진 양념장과 아삭한 봄동이 어우러진 비빔밥은 계절을 가장 간단하게 맛보는 방법 중 하나다. 지금 식탁 위에 봄을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