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린 위에서 유배된 소년 왕의 삶을 복원해낸 감독, 그리고 브라운관에서 장르의 공식을 새로 써온 작가. 영화계 대표 부부로 불리는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가 다시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장 감독이 연출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22일 기준 누적 관객 582만8899명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김은희 작가의 과거 이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때 가수 김완선의 백댄서로 활동했다는 사실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22일 하루 동안 56만8321명을 동원했다. 누적 관객 수는 582만8899명. 개봉 18일 만에 500만을 넘어선 뒤에도 관객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최종 관객 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극장가 안팎에서는 1000만 관객도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작품의 배경은 1457년 청령포.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단종과 그를 맞이한 광천골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정치적 격변 속에서 권력을 잃은 어린 왕과 평범한 백성들이 한 공간에서 부딪히며 살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등이 출연해 인물 중심의 서사를 끌고 간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되 비극을 과장하기보다 인물의 감정과 관계에 초점을 맞춘 연출이 특징이다.
장항준 감독은 예능과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활동해 왔다. 이야기의 구조를 쉽게 풀어내는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무거운 시대 배경을 전면에 두면서도 인물 간의 온도 차를 섬세하게 조율해 대중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맞물려 김은희 작가의 과거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장 감독은 과거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은희 작가가 한때 가수 김완선 씨 옆에서 백댄서로 공연했다”고 밝혔다. 김완선 역시 여러 방송에서 “내 백업 댄서 중 드라마 작가가 됐다”며 김 작가를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김완선과 그림자’라는 팀으로 활동하던 시절, 무대에서 춤을 추던 인물이 훗날 한국 장르 드라마를 대표하는 작가가 됐다. 
김은희 작가는 방송사 예능국 보조작가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장항준 감독을 만나 시나리오 작업을 도우며 극본에 관심을 갖게 됐다. 데뷔작은 ‘위기일발 풍년빌라’다. 이후 ‘싸인’을 통해 부검이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수사물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편성이 쉽지 않았던 작품이었지만 방송 이후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유령’, ‘쓰리 데이즈’, 시그널을 거치며 장르 작가로 자리 잡았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무전기 설정으로 주목받은 ‘시그널’은 한국형 범죄 스릴러의 확장으로 평가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은 조선시대 좀비물이라는 결합으로 해외에서도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악귀’를 통해선 오컬트 장르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김은희 작가는 회당 1억 원 이상 원고료를 받는 최정상급 작가로 평가된다.
한편 장항준 감독은 방송에서 김은희 작가의 차기작에 대해 “물리학자가 타임머신을 발견해 과거로 가 반역자를 처단하는 내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은희 작가가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사실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