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도 인정한 24시간 '풍경 맛집'…압도적인 일출과 야경, 동해안 대표 '해상 정자'

2026-02-23 10:20

속초 영금정, 파도가 빚어낸 거문고 선율과 바다 위의 휴식

일상의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을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넓고 푸른 바다를 떠올리게 된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마주하고 있으면 복잡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강원도 속초시 동명동에 위치한 영금정은 이런 여행자의 갈증을 시원하게 달래주는 곳이다. 설악산의 줄기가 동해를 향해 힘차게 뻗어 내려오다 바다와 맞닿는 지점에 자리한 이곳은, 거친 파도와 단단한 암반이 만나 자연이 빚어낸 특별한 소리를 들려주는 공간이다.

속초 영금정 / 영금정 홈페이지
속초 영금정 / 영금정 홈페이지

영금정이라는 이름에는 신비로운 전설이 깃들어 있다. 과거 이곳의 석벽에 파도가 몰아칠 때 부딪치는 소리가 마치 신묘한 거문고 소리처럼 들린다고 하여 ‘신령할 영(靈)’과 ‘거문고 금(琴)’ 자를 써 영금정이라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일제강점기 속초항 개발 과정에서 석산의 바위들을 채취하며 예전의 기암괴석 일부가 사라졌지만, 넓게 펼쳐진 암반 지대에 서면 지금도 바다가 만들어내는 웅장하고 맑은 울림을 느낄 수 있다. 현재는 속초 시민과 관광객이 이 정취를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바위 위에 해상 정자를 세워 두었다.

바다 위로 길게 뻗은 약 50m 길이의 동명해교를 건너면,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듯한 해돋이 정자에 닿는다. 정자 끝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면 시야를 가로막는 것 하나 없이 동해의 광활한 풍경이 펼쳐진다.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바다와는 또 다른 입체감을 느낄 수 있고, 사시사철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은 일상의 묵은 피로를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곳은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대한민국 야간 관광 명소 100선’에 이름을 올릴 만큼 일출과 야경이 아름다워 전국 각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다.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태양이 바다와 정자를 붉게 물들이는 순간은, 영금정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속초 영금정 / Teerachat paibung-Shutterstock.com
속초 영금정 / Teerachat paibung-Shutterstock.com

영금정에서 시선을 돌려 언덕 위를 바라보면 속초등대 전망대가 위용을 드러낸다. 영금정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이동하면 닿을 수 있는 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조금 전 머물렀던 영금정의 전경과 동명항의 활기찬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반대편으로는 하얀 모래사장이 매력적인 등대해수욕장이 펼쳐져, 영금정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시내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 덕분에 언제든 부담 없이 들르기 좋고, 인근 동명항 활어직판장에서는 갓 잡아 올린 신선한 수산물을 맛보며 여행의 즐거움도 더할 수 있다.

영금정은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어 별도의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 주차 구역이 마련된 동명항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해돋이 정자로 이어지는 길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 이용객이나 유모차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도 큰 불편 없이 접근 가능하다. 거문고 소리를 닮았다고 전해지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깊고 푸른 동해를 마음껏 눈에 담다 보면,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소중한 여유를 발견하게 된다.

영금정 / 구글 지도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