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중·고교 교복값이 60만 원에 육박한다”며 가격 적정성 검토를 지시한 가운데, 광주 지역 학교들의 교복 입찰 과정에서 여전히 담합이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2023년 광주지역 교복 입찰 담합 사건으로 업자 29명이 무더기 처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수법의 꼼수 영업이 판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름만 바꾼 업체들이 ‘짬짜미’ 낙찰?
시민모임에 따르면, 호남삼육중·고등학교(학교법인 삼육학원)의 경우 특정 브랜드 2곳이 번갈아 가며 낙찰받는 이른바 ‘퐁당퐁당’ 식 수주 행태가 확인됐다.
단체 측은 “이들 업체는 과거 입찰 담합 사건 이후 업체명과 대표자 이름, 심지어 허위 주소까지 동원해 신분을 세탁한 뒤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며 “사실상 특정 사업장이 수년간 해당 학교의 교복 납품권을 독점해온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2026학년도 교복 입찰에서 해당 학교들의 낙찰 투찰률은 무려 98%에 달해 광주 지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법원이 유죄로 판단했던 조직적 담합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 시민모임 측의 설명이다.
◆1·2위 차이가 고작 2천 원?… ‘무늬만 경쟁’ 의혹
2026학년도 광주지역 중·고교 교복 입찰 현황을 분석한 결과도 충격적이다. 낙찰자의 투찰률이 90%를 넘는 학교가 12곳이나 됐으며, 이 중 10곳이 사립학교였다.
심지어 일부 학교에서는 1순위와 2순위 업체의 투찰 금액 차이가 불과 2,000원에 그친 사례도 발견됐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공공 입찰에서 90%가 넘는 높은 투찰률과 근소한 가격 차이는 업체 간 사전 모의 없이는 나오기 힘든 결과”라며 “실질적인 시장 경쟁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공정위 칼 빼들까… 3월 조사 결과 ‘주목’
한편, 시민모임이 지난 2023년 제기한 광주지역 136개 중·고교 교복 입찰 담합 신고 사건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오는 3월 중순 관련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어서, 지역 교복 시장의 민낯이 드러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민모임은 광주광역시교육청에 ▲교복 입찰 전수조사 실시 ▲담합 확인 시 형사 고발 및 부정당업자 제재(입찰 제한) ▲교복 제도 실효성 및 학부모 부담 경감을 위한 공론화장 마련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단체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비싼 교복 대신 체육복이나 생활복을 입는 경우가 많은데, 가격 거품만 잔뜩 낀 교복 제도를 고집할 필요가 있는지 사회적 논의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