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모터스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정정용 감독의 데뷔전은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전북 현대는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K리그 슈퍼컵 2026'에서 대전 하나 시티즌을 2-0으로 꺾고 22년 만에 슈퍼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경기 전 정정용 감독은 "20년 만에 다시 열리는 슈퍼컵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분명히 있다"면서도 "다만 우승 여부보다도, 새 시즌을 어떤 방향으로 준비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1만 9350명의 관중이 채운 전주성에서 경기 초반 기세를 잡은 건 대전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투톱으로 내세운 주민규·마사의 최전방 압박과 엄원상·루빅손·이명재·김문환의 측면 연계가 전북 수비를 잇달아 흔들었다. 엄원상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울산 HD를 떠나 대전으로 합류한 선수로, 이번 슈퍼컵이 대전 첫 공식 경기였다.
하지만 선제골은 전북에서 나왔다. 전반 31분 왼쪽 오버래핑에 나선 김태현이 크로스를 올렸고 모따가 수비수 안톤과의 경합을 이겨내며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 FC안양에서 14골을 터뜨리며 잔류를 이끈 뒤 전북으로 이적한 모따의 이적 첫 골이었다.
대전은 전반 추가시간 엄원상의 패스로 열린 노마크 상황에서 주민규가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 위로 빗나가며 기회를 날렸다.

후반전에도 흐름은 전북 쪽으로 기울었다. 후반 21분 모따를 대신해 투입된 티아고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시 한 번 김태현의 크로스가 올라왔고 반대편 문전에서 날아들던 티아고가 헤더로 골대를 갈랐다.
2023년 대전에서 한 시즌을 뛴 티아고는 친정 골문을 직접 갈라버렸다. 대전은 후반 막판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으나 디오고의 킥을 골키퍼 송범근이 선방하며 클린시트를 유지했다.
앞서 김영빈이 박스 안에서 서진우를 파울해 페널티킥이 선언된 상황이었다. 대전은 전북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13개의 슈팅을 퍼부었지만 결정력에서 끝내 무너졌다.
전북은 지난 시즌 거스 포옛 감독 체제에서 K리그1과 코리아컵을 제패한 뒤, 포옛 감독이 1년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이에 김천 상무를 2년 연속 K리그1 3위로 이끈 정정용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낙점했다.

이적시장에서도 전북은 홍정호·송민규 등 우승 주역들이 팀을 떠났으나, 모따·오베르단·박지수·김승섭 등을 보강하며 전력 공백을 메웠다.
특히 김천 시절 함께한 김태현·김진규·이동준 등과 재회한 정 감독은 첫 무대에서 바로 조직력을 구현해냈다.
슈퍼컵은 1999년 창설 이후 2006년 폐지됐다가 타이틀 스폰서 쿠팡플레이의 참여로 20년 만에 부활한 대회다. 전북이 이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한 건 2004년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