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됐던 극장가 분위기가 다시 한번 살아났다.

장항준 감독의 신작이자 배우 유해진의 첫 주연 사극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누적 관객 수 467만 명을 넘어서며 극장가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역사적 비극인 단종의 유배를 장항준 감독 특유의 위트와 인간미 넘치는 시선으로 재구성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전날인 20일 하루에만 26만 4733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로써 누적 관객 수는 467만 9413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다. 쇼박스가 배급을 맡은 이 작품은 현재 500만 관객 고지를 향해 빠른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 영화는 1457년 강원도 영월의 청령포를 배경으로 한다. 숙부인 수양대군(유지태 분)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박지훈 분)과,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 광업(유해진 분)이 예기치 않게 한 지붕 아래 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정통 대하사극의 무거움을 덜어내는 대신, 권력의 정점에서 밀려난 소년 왕과 권력과는 무관하게 살아온 산골 남자의 기묘한 동거와 교감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특히 유해진은 투박하지만 정이 넘치는 촌장 역할을 특유의 생활 연기로 완벽히 소화하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여기에 비운의 왕 단종 역을 맡은 박지훈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한명회 역으로 분해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유지태, 그리고 전미도의 합세는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박스오피스 2위는 조인성·박정민 주연의 '휴민트'(누적 139만 958명)가 차지했으며, 3위는 최우식 주연의 '넘버원'(20만 7,642명)이 이름을 올렸다. 공포 스릴러 '귀신 부르는 앱: 영'과 박시후 주연의 '신의악단'은 각각 4위와 5위에 랭크됐다. 뒤이어 '만약에 우리', '센티멘탈 밸류' 등이 10위권 내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만약 그 유배지에 따뜻한 이웃이 있었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왕과 사는 남자'는 전 세대 관객의 공감을 얻으며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유튜브와 각종 영화 커뮤니티에는 주연 배우들의 열연과 장항준 감독의 연출력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유해진이 아니면 누가 이 역할을 이렇게 정감 있게 살렸을까 싶다. 박지훈과의 케미가 예상보다 훨씬 좋아 영화 내내 몰입했다"는 의견을 남겼다.
또한 "역사적 비극이라 마음이 무거울 줄 알았는데, 중간중간 터지는 웃음 뒤에 오는 감동이 훨씬 컸다"는 반응과 함께 "단종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촌장의 모습에서 우리 시대에 필요한 따뜻함을 느꼈다"는 관람평도 눈에 띄었다. 박스오피스 순위를 본 팬들은 "쟁쟁한 대작들 사이에서 1위를 지키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조만간 500만 넘고 천만까지 갔으면 좋겠다"며 흥행을 응원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