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전 경제부총리가 위증 혐의 재판을 맡은 재판부에 대해 법관 기피를 신청했다.

20일 연합뉴스, 뉴스1에 따르면 최상목 전 부총리 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에 대한 기피 신청서를 제출했다. 공소사실 중 위증 부분과 관련해 불공정한 재판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기피 신청은 법관이 공정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고 볼 사정이 있을 때 피고인이나 검사가 해당 법관을 배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다. 신청이 접수되면 결정이 나올 때까지 해당 피고인에 대한 재판 절차는 멈춘다. 법원이 인용하면 재판부가 바뀌고 기각되면 기존 재판부가 심리를 이어간다.
최 전 부총리는 지난해 11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허위로 증언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그는 12·3 비상계엄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담긴 문건을 받았지만 내용을 본 기억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해당 문건은 이른바 ‘최상목 쪽지’로 불리며 계엄 선포 이후 국가비상 입법기구 관련 예산 편성과 계엄 관련 예비비 확보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 “같은 재판부가 심리하면 예단 우려”
앞서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은 CCTV 영상을 통해 최 전 부총리가 윤 전 대통령에게서 문건을 건네받은 뒤 약 53초 동안 내용을 확인한 장면을 확보했다. 특검은 해당 문건이 계엄 관련 지시처럼 중대한 사안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를 보고도 “본 기억이 없다”고 진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해당 발언을 허위 진술로 보고 위증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최 전 부총리 측의 변호인은 위증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과거 한덕수 전 총리 사건을 담당했던 동일 재판부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위증 공소사실 중 상당 부분이 당시 재판장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허위라는 내용인데 같은 재판부가 이를 다시 판단하는 구조는 불공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재판부가 이미 관련 사안을 검토해 판단을 내린 바 있어 예단을 가질 우려가 크고 공정성을 해칠 위험이 있다는 취지다. .
◈ 기피 결과 나올 때까지 재판 정지
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최 전 부총리의 기피 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위증 혐의 사건의 공판기일을 추후 지정으로 상태로 두기로 했다. 20일 열린 공판에서는 최 전 부총리 사건은 변론을 분리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절차만 진행됐다. 이날 오전 재판에서는 홍철호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증인으로 출석해 헌법재판관 임명 과정과 관련한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부총리는 위증 혐의와 별개로 윤 전 대통령 탄핵 소추 이후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미루거나 일부만 임명해 직무를 유기했다는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