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었다 녹았다, 뿌리째 뽑힌다”~ 함평 들녘, ‘서릿발 주의보’ 발령

2026-02-20 08:37

기습 한파에 마늘·양파 ‘비명’… 잎끝 변색부터 생육 정지까지 ‘초비상’
땅이 솟구치는 ‘서릿발 현상’ 경고… 배수로 정비 안 하면 한 해 농사 망친다
문정모 소장 “지금 놓치면 수확량 ‘뚝’… 흙 덮어주고 물길 터줘야 산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겨울철 잠잠하던 함평군 들녘에 적색경보가 켜졌다. 오락가락하는 기온 변화 속에 땅속 수분이 팽창하며 작물의 뿌리를 들어 올리는 일명 ‘서릿발’의 공포가 농가를 위협하고 있다.

함평군 농업기술센터 전경
함평군 농업기술센터 전경

함평군 농업기술센터는 20일, 최근 급격히 떨어진 기온 탓에 지역 내 마늘과 양파 재배지 곳곳에서 저온 피해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긴급 처방전을 내놨다. 겨울잠을 자야 할 작물들이 갑작스러운 한파에 생육 리듬을 잃고 잎끝이 누렇게 변색되거나 성장을 멈추는 등 심각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땅이 뱉어내는 작물들… ‘서릿발’의 역습

가장 치명적인 건 눈이나 비가 온 뒤 찾아오는 ‘서릿발 현상’이다. 토양 속 수분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서 땅이 부풀어 오르고, 이 과정에서 애써 심은 양파와 마늘 뿌리가 지상으로 솟구쳐 오르는 것이다. 뿌리가 공기 중에 노출되면 말라 죽거나 얼어 죽기 십상이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특히 생육이 부진했던 양파 밭은 기온이 오르는 봄철에 병해충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며 “지금 관리를 소홀히 하면 수확기에 빈 망을 보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살리려면 ‘이것’부터… 골든타임 사수 작전

센터가 제시한 해법은 ‘물길’과 ‘복토’다. 논밭에 물이 고여 있지 않도록 배수로를 정비해 토양 과습을 막는 것이 급선무다. 이미 서릿발 피해를 입어 뿌리가 들린 작물은 즉시 땅을 눌러주고 흙을 덮어 보온해 주는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문정모 함평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월동기는 한 해 농사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시기”라며 “농민들은 스마트폰 날씨 예보를 주시하고, 한파 특보가 내려지면 즉각적으로 밭으로 나가 작물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겨울바람이 매서워질수록 농민들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해져야 할 때다. 함평군은 이번 한파 고비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 현장 지도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