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열흘 안에 핵 포기하라”…불발 땐 “나쁜 일” 경고

2026-02-20 07:32

“의미 있는 합의 없으면 나쁜 일”
협상 시한 ‘열흘’로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화’를 강조한 자리에서 이란을 향해 열흘의 시한을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에서 정상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에서 정상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 뉴스1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에서 자신이 주도하는 평화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가자지구 재건 계획과 이란 핵 협상 문제를 동시에 언급하며 강도 높은 메시지를 냈다.

◈ “평화가 제일 싸다”…가자 재건에 170억 달러 모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평화보다 중요한 것은 없고 평화보다 더 저렴한 것도 없다”며 전쟁 비용과 비교해 평화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과 재건을 위해 이미 9개국이 70억 달러 이상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이 100억 달러를 별도로 기부하기로 하면서 총 170억 달러 규모의 재원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일본은 추가 모금 행사를 열기로 했고 한국과 필리핀 싱가포르 등도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됐다. 국제축구연맹 FIFA 역시 가자 프로젝트 모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치안 공백을 메우기 위한 계획도 공개됐다. 인도네시아 모로코 알바니아 코소보 카자흐스탄 등이 국제안정화군과 경찰 인력을 파견하기로 했으며 장기적으로는 경찰 1만2천명과 안정화군 2만명 규모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가자 과도 행정기구는 60일 안에 5천명의 현지 경찰을 훈련해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 이란에 “열흘 안에 결과”…군사행동 가능성 시사

그러나 평화를 말하는 자리에서 가장 강경한 발언은 이란을 향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의미 있는 합의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아마 열흘 안에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며 사실상 협상 시한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정밀 타격한 사실을 언급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중동 지역에 대규모 군사력을 집결시켰다. 스텔스 전투기 F-35와 F-22를 포함한 전투기 편대와 항공모함 전단이 배치됐으며 일부 외신은 “작전 준비가 완료됐다”는 보도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그것은 매우 단순하다”며 핵 보유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이란의 핵 개발 문제에서 비롯됐다. 2015년 양국은 이란이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국제사회가 제재를 완화하는 ‘이란 핵합의’를 체결했지만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합의에서 탈퇴하며 제재를 복원했고 이후 이란도 우라늄 농축 수준을 끌어올리며 맞섰다.

현재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란이 수주에서 수개월 내 핵무기 여러 기를 제조할 수 있는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핵농축 포기와 탄도미사일 제한 그리고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란은 핵 문제만 협상 대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이스라엘과의 무력 충돌과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까지 겹치면서 양국 관계는 군사적 충돌 직전까지 치닫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평화위원회' 출범식 / 유튜브 'Associated Press' 캡처
'평화위원회' 출범식 / 유튜브 'Associated Press' 캡처
유튜브, Associated Press

◈ 유엔 견제 논란 속 출범한 ‘평화위’

이번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신 의장을 맡는 평화위원회의 첫 공식 일정이다. 당초 ‘가자지구 평화위원회’로 구상됐으나 명칭에서 ‘가자지구’를 빼면서 활동 범위를 전 세계 분쟁 지역으로 넓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유엔을 대체하려는 시도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현재 정식 회원국은 27개국이며 이번 회의에는 옵서버를 포함해 약 50개국이 참석했다. 한국은 비가입국 자격으로 대표단을 파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위원회는 유엔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유엔이 제대로 운영되도록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르웨이가 향후 관련 행사를 주최하기로 했다고 소개하며 “나는 노벨상에는 관심 없다. 생명을 구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평화’를 전면에 내세운 새 기구 출범과 동시에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셈이다. 열흘이라는 시한이 다가오면서 중동 정세도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유튜브,연합뉴스TV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