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주문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종이 캐리어. 음료를 다 마신 뒤에는 대개 재활용함으로 직행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바꾸면 이 가벼운 종이 틀은 생각보다 쓸모 많은 생활 아이템으로 다시 태어난다. 한 번 쓰고 버리기엔 아까운 구조와 내구성, 그리고 이미 나뉘어 있는 칸막이 형태 덕분이다.

커피 캐리어는 펄프 등의 재질로 가볍지만 형태가 잘 무너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 구조를 활용하면 별도의 수납함을 사지 않고도 간단한 정리함을 만들 수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손잡이 부분을 잘라내는 것이다. 캐리어 중앙에 솟아 있는 손잡이를 가위로 잘라주면 내부가 한눈에 보이면서 물건을 넣고 꺼내기 수월해진다. 이렇게 손질한 캐리어는 욕실 선반 위 수납함으로 활용하기 좋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생리대' 보관이다. 캐리어에 생리대를 차곡차곡 세워 담아두면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고 정리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욕실 서랍에 그냥 넣어두면 봉지가 구겨지거나 뒤섞이기 쉬운데, 칸이 있는 캐리어를 이용하면 종류별로 구분해 담기도 편리하다. 다만, 종이 특성상 물기에 직접 닿지 않는 위치에 두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 선반 위나 수건장 안 같은 공간이 적합하다.

욕실뿐 아니라 '옷장 정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손잡이 부분을 잘라낸 뒤, 잘라낸 조각을 버리지 않고 내부 칸막이로 재활용하면 된다. 잘라낸 손잡이 부분을 상자 안쪽 홈에 끼워 넣듯이 고정하면 두 칸으로 나뉜 보관함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양말이나 스타킹 등을 나눠 담으면 작은 소품이 뒤엉키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캐리어를 하나 더 준비해 나란히 연결해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두 상자의 홈을 서로 끼워 맞추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고정되며, 보다 단단하게 쓰고 싶다면 스테이플러로 가장자리를 집어주면 된다. 이렇게 하면 서랍 안에서 움직임이 줄어들어 보다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주방에서의 활용도도 높다. 커피 캐리어는 다양한 차 티백, 스틱형 커피를 종류별로 나눠 담아두는 다용도 정리함으로 쓰기 좋다. 손잡이를 잘라 칸을 나눠 사용하면 카페인·디카페인, 허브티·녹차처럼 구분해 세워두기 편하고, 한눈에 내용물이 보이기 때문에 아침마다 원하는 제품을 빠르게 집어 들 수 있다.
또한 참기름이나 들기름처럼 사용하다 보면 병 입구에 양념이 흘러내리기 쉬운 제품을 보관할 때도 유용하다. 커피 캐리어의 칸에 병을 하나씩 세워두면 바닥면에 바로 닿지 않아 선반이 끈적해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물건을 버리기 전 다른 쓰임을 고민해 보는 것은 환경을 생각하는 작은 실천이 된다.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가능한 오래,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자원 절약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 캐리어 하나가 집 안 곳곳의 정리 고민을 덜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재사용이다. 작은 종이 틀에 불과하지만, 생활의 틈을 메워주는 실용적인 수납 도구로 변신하는 순간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