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연휴가 끝나갈 무렵이면 집 안 한쪽에 선물 세트 포장재가 수북이 쌓인다. 과일과 한우, 건강식품 등이 담겨 있던 종이 쇼핑백, 칸막이가 있는 플라스틱 통, 완충재 박스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대부분은 한 번 쓰고 버려지기 쉽지만, 조금만 시선을 바꾸면 훌륭한 생활용품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재활용을 넘어 ‘재사용’에 초점을 맞춘 살림 아이디어가 주목받는 이유다.

설 명절이 남긴 포장재는 골칫거리가 아니라 새로운 살림 도구가 될 수 있다. 종이 쇼핑백 한 장, 플라스틱 통 하나에도 쓰임은 숨어 있다. 버리기 전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이 쌓이면 집 안은 더 정돈되고, 환경 부담은 그만큼 줄어든다. 명절 이후의 정리도 지혜로운 재사용에서 시작된다
가장 흔하게 남는 것이 두툼한 종이 쇼핑백이다. 손잡이가 튼튼하고 바닥이 넓어 활용도가 높다. 주방에서는 냄비나 프라이팬 보관용으로 쓸 수 있다. 수납장 아래에 종이백을 깔아두고 그 위에 냄비를 올려두면, 꺼낼 때 마찰이 줄어 훨씬 수월하다. 특히 무거운 곰솥이나 무쇠팬처럼 바닥이 거친 조리도구를 꺼낼 때 효과적이다. 종이백이 일종의 ‘슬라이드 패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오염이 생기면 종이만 교체하면 되니 관리도 간편하다.

팬트리나 다용도실에서는 정리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종이백 상단을 접어 높이를 맞추면 선반에 깔끔하게 들어간다. 라면이나 간식, 세제 리필 제품처럼 가벼운 물건을 담기에 적합하다. 겉면에 라벨을 붙이면 내용물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아이 방에서는 장난감이나 학용품 정리함으로도 유용하다. 쓰임새에 맞게 크기별로 분류해두면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다.
과일을 싸고 있던 망을 그릇 사이에 한 장씩 끼워두면 접시에 기스가 가거나 손상되는 걸 막을 수 있다. 프라이팬에 깔아두면 역시 팬이 망가지지 않는다.
선물 세트 안에 들어 있던 칸막이 플라스틱 통 역시 버리기 아까운 자원이다. 과일이나 정육 세트에 사용되는 이 통은 구획이 나뉘어 있어 수납 정리에 적합하다. 드레스룸으로 옮겨 액세서리나 화장품 정리함으로 쓰면 실용적이다. 립스틱, 마스카라, 향수 샘플처럼 크기가 제각각인 제품을 구획별로 나눠 담으면 정리가 한결 쉬워진다. 서랍 안에 넣어두면 굴러다니는 소품을 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주방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양념 소포장, 티백, 일회용 소스 등을 구획에 나눠 담으면 찾기 편하다. 냉장고 안에서는 치즈나 소시지 같은 소형 식재료를 정리하는 데 쓸 수 있다. 투명한 재질이라 내용물이 보여 관리가 쉽다. 단, 식품을 직접 담을 경우에는 세척과 건조를 철저히 해야 한다.
완충재로 쓰인 두꺼운 상자도 유용하다. 윗부분을 잘라내면 수납 박스로 재탄생한다. 계절 옷이나 침구류를 보관할 때 사용하면 먼지를 막을 수 있다. 아이들 미술 활동용 상자로 활용해도 좋다. 겉면에 색종이나 포장지를 붙이면 깔끔한 정리함이 된다.

이처럼 명절 포장재는 조금만 손을 보면 다양한 공간에서 다시 쓰일 수 있다. 재사용의 장점은 분명하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쓰레기 배출량을 낮출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회용 포장재 증가로 환경 부담이 커지고 있어 가정에서의 작은 실천이 중요해지고 있다.
다만 위생과 안전은 기본이다. 음식물이 직접 닿았던 용기는 반드시 세척하고 완전히 건조한 뒤 사용해야 한다. 종이 소재는 습기에 약하므로 물기 많은 공간은 피한다. 파손되거나 오염이 심한 경우에는 과감히 분리배출하는 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