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증은 서울에, 마음은 전남에"~333만 '제2의 도민'이 온다

2026-02-17 15:54

"주민등록증은 서울에, 마음은 전남에"~333만 '제2의 도민'이 온다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전라남도(도지사 김영록)가 인구 정책의 판을 완전히 새로 짰다. 주민등록상 인구 늘리기에 급급했던 과거 방식에서 탈피해, 실질적으로 지역에 머물며 돈을 쓰고 활력을 불어넣는 '생활인구' 잡기에 사활을 건 것이다. 이름하여 '인구대전환 시즌2 – 생활인구 생생생 프로젝트'. 단순한 방문객을 넘어, 전남을 '제2의 고향'으로 삼는 1천만 명의 생활인구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 찬 포석이다.

#숫자의 함정 탈출… '머무는 사람'이 진짜다

그동안 지자체들이 매달려온 '정주 인구(주민등록 인구)'는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전남도는 과감히 시선을 돌렸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5년 2분기 통계는 이 전략의 타당성을 증명한다.

전남 16개 인구감소지역의 등록 인구는 70만 명에 불과하지만, 월 1회 3시간 이상 머무는 '체류 인구'는 무려 333만 명에 달했다. 등록 인구의 4.8배가 넘는 사람들이 전남을 오가며 숨결을 불어넣고 있는 셈이다. 특히 5월의 곡성군은 등록 인구 대비 체류 인구가 13.9배, 4월의 구례군은 8.7배를 기록하며 전국 최상위권의 매력을 입증했다.

더 주목할 점은 이들의 지갑이다. 체류 인구 1인당 평균 카드 사용액은 12만 원으로, 지역 전체 카드 사용액의 37.5%를 차지했다. 잠깐 들러 사진만 찍고 가는 관광객이 아니라, 지역 경제의 실질적인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연결하고, 불러들이고, 눌러앉힌다… 3단계 로드맵

전남도의 전략은 '연결(Connect)-유입(Inflow)-성장(Growth)'이라는 3단계 로드맵으로 구체화된다.

첫 번째 '연결'은 관계 맺기다. 전남을 마음속 '세컨드 홈'으로 여기게 만드는 작업이다. '전남 사랑애(愛) 서포터즈' 100만 명 육성과 '고향애(愛) 가자' 캠페인 등을 통해 심리적 거리감을 좁힌다.

두 번째 '유입'은 체류형 콘텐츠로 승부한다. 단순히 보는 관광을 넘어, 일과 휴식을 병행하는 '워케이션', 농촌의 삶을 경험하는 '체류형 복합단지', 100대 명품 숲과 섬·바다를 잇는 크루즈 등 머물러야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대폭 확충한다.

마지막 '성장'은 이들을 정착으로 이끄는 단계다. 빈집을 매력적인 주거 공간으로 바꾸는 '전남형 빈집 재생 프로젝트'와 외국인 정착을 돕는 원스톱 서비스 등을 통해,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이웃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월 1천만 명이 오가는 '메가 전남'을 꿈꾸다

지리적 거리는 더 이상 장벽이 아니다. 수도권과 멀다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전남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은, 이곳만의 고유한 콘텐츠가 통했다는 방증이다.

윤연화 전남도 인구청년이민국장의 말처럼, 생활인구는 이제 "스쳐 가는 객(客)이 아닌 일상을 함께하는 도민"이다. 인구 소멸이라는 절벽 앞에서 전남도가 꺼내 든 '생활인구 1천만' 카드가 지역 활력 회복의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을지, 대한민국 지방 정책의 시선이 전남으로 쏠리고 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