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귀성·귀경길에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은 늘 붐빈다. 긴 줄을 피해 어느 칸으로 들어가야 할지 망설이는 순간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가운데 칸보다 첫 번째 칸이 상대적으로 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조언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뉴욕대(NYU) 미생물·병리학과 필립 티에르노 교수의 과거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중화장실에서는 가능하면 중간 칸을 피하고 첫 번째 칸을 선택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사용 빈도가 낮을 수 있다. 사람들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첫 칸을 무심코 지나쳐 더 안쪽 칸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티에르노 교수는 “사람들은 입구 앞쪽 칸을 회피하고 후미진 구역에 있는 칸으로 향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즉 심리적으로 덜 노출된 공간을 선호하는 선택이 실제 이용 패턴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의 연구도 있다. 심리학자 니콜라스 크리스텐펠드는 10주 동안 네 개의 화장실 칸에서 휴지가 얼마나 자주 교체되는지를 추적했다. 그 결과 다 쓴 휴지 롤의 60%가 가운데 칸에서 나왔고, 양쪽 끝 칸에서는 40%만 교체됐다. 이는 이용자들이 가운데 칸을 더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무작위 확률로 예상되는 사용 비율보다 가운데 칸 사용이 많았다는 의미다.

다만 이 결과를 곧바로 '첫 칸이 가장 깨끗하다'는 공식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사용 빈도가 낮을 가능성이 있을 뿐, 위생 상태를 보장하는 지표는 아니라는 점에서다. 실제로 바이러스는 극히 적은 양으로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단 하나의 세포만으로도 감염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티에르노 교수는 “맨 앞 칸을 선택한다고 해서 위생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결국 핵심은 칸 선택보다 개인 위생 습관이다.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 것은 필수다. 변기 물을 내렸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문손잡이, 잠금장치 등을 만지는 과정에서 손은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휴게소 화장실처럼 이용객이 많은 공간에서는 어느 칸을 선택하느냐보다 사실 어떻게 손을 씻고, 무엇을 만졌는지를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가운데 칸이 더 많이 사용된다는 연구 결과는 참고 지표일 뿐이다. 첫 칸이 덜 쓰였을 가능성은 있지만,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장거리 이동이 잦은 명절이나 연휴 기간, 공중화장실 이용은 피할 수 없다. 칸 선택에만 의존하기보다 손 씻기와 접촉 최소화 같은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이 현실적인 위생 관리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