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명절, 부모님께 드릴 선물은 '딸기'가 좋을 수도 있다.
하루 두 컵 분량의 딸기가 고령층의 인지 기능과 혈압, 체내 항산화 능력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화와 함께 기억력 저하와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일상적인 식습관 변화만으로도 건강 지표를 개선할 가능성이 제시된 것이다.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학교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영양·대사 및 심혈관질환(Nutrition, Metabolism and Cardiovascular Diseases)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8주간 동결건조 딸기 분말을 섭취한 노년층에서 인지 처리 속도가 향상되고 수축기 혈압이 감소하는 변화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65세 이상 건강한 성인 35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교차 설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하루 26g의 동결건조 딸기 분말을 섭취했는데, 이는 신선한 딸기 약 두 컵 분량에 해당한다. 비교를 위해 딸기 성분이 없는 대조 분말도 동일한 방식으로 8주간 섭취하도록 했으며, 두 실험 기간 사이에는 4주간의 휴지기를 두어 이전 섭취의 영향을 최소화했다.
인지 기능 평가는 표준화된 신경심리 검사 도구를 활용해 이뤄졌다. 특히 정보 처리 속도와 실행 기능 영역을 중심으로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딸기 분말을 섭취한 기간 동안 참가자들의 인지 처리 속도가 유의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상생활에서의 판단력과 반응 속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표다.
심혈관 관련 지표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 딸기 섭취 기간에는 수축기 혈압이 감소했고, 혈중 항산화 능력은 향상됐다.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능력 증가는 세포 손상을 줄이고 노화 관련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반면 대조 분말 섭취 기간에는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딸기 섭취 기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효과의 배경으로 딸기에 풍부한 생리활성 물질을 지목했다. 딸기에는 폴리페놀과 안토시아닌, 엘라지탄닌 등 항산화 및 항염 작용을 하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안토시아닌은 붉은 색을 내는 색소 성분으로, 혈관 기능 개선과 뇌 신경세포 보호에 기여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진은 이들 성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인지 기능과 혈압 개선 효과를 이끌어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비교적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이미 심혈관 질환이나 인지 저하를 겪고 있는 고령층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참가자 수가 35명으로 제한적이어서 대규모 연구를 통한 재확인이 요구된다.
한편, 딸기의 인지 기능 개선 효과를 시사하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에는 신시내티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딸기 섭취가 치매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는 가벼운 인지 장애를 겪는 50~65세 과체중 남녀 30명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딸기를 섭취하도록 한 뒤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딸기를 섭취한 그룹은 기억력 테스트에서 더 나은 성적을 보였으며, 기분과 우울 증상 지표도 개선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딸기의 항산화 및 항염 효과가 뇌 염증을 완화하고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식품 하나가 모든 질환을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꾸준히 섭취하는 식습관은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하루 두 컵의 딸기가 노년기 인지 건강과 심혈관 관리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제철 과일을 활용한 식단 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