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알면 너무 서운하겠다…" 여자들이 명절에 가기 싫은 이유 1위

2026-02-15 13:07

시댁 방문 부담 느낀다는 기혼 여성들

명절을 앞두고 시댁 방문을 둘러싼 부담이 여전히 기혼 여성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족 간 화합을 다지는 시간이라는 명절의 의미와 달리, 상당수 여성에게는 심리적 압박과 갈등의 계기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는 9만1151건으로 집계됐다. 월별로 보면 설 연휴가 포함된 1월이 전체의 8.7%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어 5월과 7월 역시 각각 8.7%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연초에 이혼 신고가 몰리는 현상에 대해 “명절 기간 누적된 갈등이 표면화되는 시점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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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 지속 기간별로는 결혼 5~9년 차 부부의 이혼 비율이 18.0%로 가장 높았다. 이어 4년 이하(16.7%), 30년 이상(16.6%) 순으로 나타났다. 결혼 초기 적응기와 중기 권태기, 그리고 장기 혼인 후 관계 변화 시점이 모두 이혼 위험 구간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자녀 양육과 경제적 부담이 집중되는 5~9년 차에 갈등이 심화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 같은 통계적 흐름 속에서 명절 전후 갈등 요인으로 지목되는 대표적 요소가 ‘시댁 방문 부담’이다. 부부상담 교육기관 듀오라이프컨설팅이 전국 기혼 여성 4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1%는 “시댁 방문이 어렵고 불편하다”고 답했다. 절반이 넘는 비율이 명절 가족 모임을 심리적 부담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댁 방문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인물로는 시어머니가 41.8%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시누이(21.2%), 시아버지, 시가 친척 순으로 응답이 이어졌다. 응답자들은 “가사 노동이 당연시되는 분위기”, “육아 방식에 대한 간섭”, “비교 발언과 평가” 등을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지적했다. 명절 음식 준비와 상차림, 뒷정리까지 여성에게 집중되는 역할 구조 역시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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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 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가 전국 돌싱 남녀 5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명절이 부부 갈등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여성 응답자는 ‘시가 가족과의 만남’(29.3%)을 명절 기간 최대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남성은 ‘아내와의 일정 조율’(30.5%)을 가장 큰 부담으로 답해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차이가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한 부부상담 전문가는 “남편은 일정과 이동 문제를 현실적 부담으로 인식하지만, 아내는 관계 속 감정 노동과 역할 기대를 더 크게 느낀다”며 “이 간극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하면 명절 이후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최근에는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가사와 돌봄의 공평한 분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명절만큼은 여전히 전통적 역할 구도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장시간 체류와 연속된 가족 모임은 갈등을 누적시키는 요인이 된다. 명절 직후 이혼 상담과 법률 상담 문의가 증가한다는 현장의 증언도 이러한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갈등을 줄이기 위해 사전 조율과 역할 분담의 명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방문 일정과 체류 기간을 미리 합의하고, 음식 준비와 정리 과정에 남편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배우자가 겪는 감정적 부담을 인정하고 지지하는 태도가 관계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가족이 모이는 명절이 누군가에게는 설렘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긴장의 시간일 수 있다. 통계와 설문이 보여주듯 명절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명절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고착된 역할 기대를 돌아보고, 부부 간 충분한 소통을 통해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