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안방극장을 완전히 장악할 것으로 보이는 드라마가 화제다.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레이디 두아’가 뜨거운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5시에 첫선을 보인 이 작품은 공개 하루 만인 14일에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흥행 열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15일 현재까지도 굳건히 1위 자리를 지키며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초반에는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작품이 입소문 하나로 단숨에 정상에 오른 모습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청담동 하수구에서 발견된 시신, 화려함 뒤에 숨은 잔혹한 진실
드라마는 시작부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충격을 안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화려한 장소로 꼽히는 강남구 청담동 명품 거리 하수구에서 얼굴이 심하게 훼손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다. 사건을 맡은 서울청 강력범죄수사대 박무경 경감(이준혁 분)은 시신의 발목에 있는 독특한 문신과 현장에 떨어진 고가의 명품 백을 단서로 추적에 나선다.
수사 결과 시신의 정체는 유명 명품 브랜드 ‘부두아’의 아시아 지사장으로 알려진 사라 킴(신혜선 분)으로 밝혀진다. 하지만 형사 무경이 그녀의 주변을 파고들수록 사라 킴이라는 인물의 정체는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알고 보니 그녀는 이름부터 나이, 출신 성분까지 모든 것이 거짓으로 점철된 욕망의 화신이었던 것이다.
가짜일지라도 명품이 되고 싶었던 여자

배우 신혜선이 연기하는 사라 킴은 가짜 페르소나를 쓰고 완벽한 명품 인생을 연기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가짜 신분으로 세상을 속여서라도 화려한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뒤틀린 욕망을 보여준다. 신혜선은 특유의 섬세한 연기로 겉으로는 우아하지만 속으로는 끝없는 욕망에 굶주린 캐릭터의 양면성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이런 사라 킴을 쫓는 형사 박무경 역의 이준혁은 사라 킴의 뒤얽힌 과거와 거짓을 하나씩 벗겨내며 극의 긴장감을 주도한다. 두 배우는 지난 2017년 화제의 드라마 ‘비밀의 숲’ 이후 약 8년 만에 다시 만나 호흡을 맞추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사라 킴의 주변을 둘러싼 배종옥, 김재원, 정다빈 등 탄탄한 조연진의 활약 또한 드라마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핵심 요소다.
김진민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과 8부작의 속도감

‘인간수업’과 ‘마이 네임’을 통해 파격적인 연출을 선보였던 김진민 감독은 이번 ‘레이디 두아’에서도 그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이 드라마는 지루할 틈 없는 전개와 세련된 영상미를 자랑한다. 특히 청담동 명품 거리의 화려한 풍경과 어두운 하수구라는 공간을 대비시켜 인간의 이중적인 욕망을 효과적으로 시각화했다.
작품은 사라 킴이 쓴 가짜 가면이 언제 벗겨질지 모르는 긴장감 속에서 시청자들을 마지막까지 끌고 간다. 입소문을 타고 유입된 시청자들은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8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넷플릭스의 막강한 힘과 시너지 효과
‘레이디 두아’의 흥행에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막강한 영향력도 한몫했다. 현재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 이용자 수는 약 1,591만 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위 그룹과 비교해도 이용자 수가 2배 가까이 많은 압도적인 규모다. 넷플릭스 특유의 알고리즘 시스템은 미스터리나 스릴러 장르를 선호하는 사용자들에게 ‘레이디 두아’를 집중적으로 노출했고 이는 곧장 시청률과 순위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한 설 연휴라는 시기적인 특수성도 흥행에 불을 지폈다. 가족들이 모여 앉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의 장점이 십분 발휘된 셈이다.
현대 사회의 허영심을 찌르는 날카로운 메시지
단순한 수사물을 넘어 ‘레이디 두아’는 가짜와 진짜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대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화려함에만 집착하다가 정작 소중한 자아를 잃어버리는 인간의 비극을 적나라하게 묘사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사라 킴이라는 인물에 분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연민을 느끼며 드라마에 깊이 빠져들고 있다.
13일 공개 이후 14일과 15일 이틀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흥행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는 ‘레이디 두아’의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설 연휴가 끝난 뒤에도 이 드라마가 남긴 여운과 화제성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