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설 연휴처럼 고속도로 교통량이 급증하는 시기에는 적응형 순항 제어(ACC·Adaptive Cruise Control) 같은 운전자 보조 기능이 편리함을 주는 동시에 ‘방심’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중구)은 14일 한국도로공사 자료를 분석해 “ACC 작동 중 발생한 사고는 주시 태만 비중이 압도적이고, 특히 2차 사고는 치명성이 매우 높다”며 고속도로 사고 대응 체계의 정비 필요성을 제기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 고속도로 전체 사고 건수는 1,735건에서 1,403건으로 19.1% 감소했지만, 고속도로 2차 사고는 50건에서 65건으로 30% 증가했다. ACC 관련 사고도 늘어 2021년 1건에서 2025년 8건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ACC 사고 사망자는 총 2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ACC 사고 원인을 보면 30건 중 25건(83.3%)이 주시 태만이었고, 사망자 20명 중 15명(75.0%)이 주시 태만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10명 중 7명’꼴이라는 의미다.

더 우려되는 지점은 ‘2차 사고’다. ACC 작동 중 2차 사고는 2021~2023년엔 없었지만 2024년 3건(사망 6명), 2025년 4건(사망 2명)으로 최근 2년 사이 발생이 늘었다. ACC 2차 사고 치사율은 114.3%로 분석됐는데, 고속도로 전체 사고 치사율 10.0%와 비교하면 11.4배 수준이다. 박 의원은 도로공사의 사고 기록 방식이 ACC와 일반 크루즈컨트롤(CC)을 충분히 구분하지 못해 원인 분석과 예방 대책이 정교해지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교통사고 대응 매뉴얼’ 현행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사고 등급 분류 기준에 ACC 등 신종 유형을 반영하고, 사고 경위 작성 시 관련 데이터를 더 상세히 남겨 예방책을 세워야 한다는 취지다.
연휴 귀성길에서 ACC는 ‘운전을 대신하는 기능’이 아니라 ‘보조 장치’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차간거리·차선·전방 상황은 운전자가 끝까지 직접 확인해야 하고, 사고·정체 구간에선 즉시 수동 운전으로 전환하는 습관이 안전을 좌우한다. 기술의 편리함이 커질수록 제도와 매뉴얼도 그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 운전자 교육과 경고 체계를 촘촘히 하고, 사고 조사·기록 체계를 정교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보완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