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위키트리]이창형 기자="포항 해병대 1군단 창설은 새로운 기지를 짓는 게 아닙니다. 이미 집결해 있는 핵심 전력을 군단급으로 격상시켜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현실적 국방개혁입니다."
고한중 포항시해병대전우회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해병대 1군단 창설의 의미를 이같이 정의하며, 이것이 단순한 병력 증강이나 새로운 군사기지 건설이 아닌 국방 구조 고도화 정책임을 분명히 했다.
고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1군단 창설을 신규 기지 건설로 오해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미 포항 해병대 1사단을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전력·훈련·작전 인프라를 군단급 지휘체계로 확장하여 해병대를 전략기동군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전선 절반을 1개 사단이 방어하는 현실
고 회장은 현재 해병대가 처한 구조적 불균형 문제를 먼저 지적했다.
"해병대는 휴전선 255km, 전체 전선의 절반을 단 1개 사단으로 방어하고 있습니다. 육군은 나머지 절반을 3개 사단이 담당하는데 말이죠."
그는 이것이 해병대의 높은 전투 효율성과 강력한 전투력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전력 운용의 구조적 불균형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해병대가 동시에 수행하는 임무의 복잡성입니다. 서부전선 절반 방어, 김포반도 방어 임무, 서해 5도 도서 방어 및 즉응작전까지 육상과 도서를 동시에 담당하고 있어요. 이런 복합 임무 구조 속에서 장병들의 경계근무 부담과 피로 누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군단으로 승격되면 병력 확충을 통해 전력 운용 방식 자체가 변화합니다. 해병대 2사단 및 서해 5도 병력과 경계임무를 분담하고, 순환근무 체계를 구축할 수 있죠. 전투부대에 충분한 휴식과 재훈련 시간을 보장하면서도 상시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것이 단순히 전투력 강화뿐 아니라 장병 복무 여건 개선과 전력 지속성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구조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변화하는 동북아 안보환경, 군단급 전력 필수
고 회장은 급변하는 동북아 안보 환경도 1군단 창설의 당위성으로 제시했다.
"일본은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하여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개헌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주변국들은 해양 기동전력과 상륙작전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고, 도서 방어 능력은 이미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어요."
그는 특히 섬으로 이루어진 국가들의 사례를 언급했다.
"섬나라들은 이미 해병대 전력을 전략군 개념으로 발전시켰습니다. 해양 분쟁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역시 기동성과 신속 대응 능력을 갖춘 군단급 해병대 전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고 회장은 "해병대를 사단 단위에 머무르게 하는 것은 미래 전장 환경에 대한 대비 측면에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이 바로 전략적 전환의 적기"라고 역설했다.
◆저출산 시대, 부사관 중심 정예군으로 전환해야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저출산으로 인한 병력 감소 문제로 이어졌다. 고 회장은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해법을 제시했다.
"대한민국은 저출산으로 인한 병력 감소라는 구조적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기존 병 중심 전투 구조는 한계가 명확해요. 병사는 약 18개월 복무 후 전역하니까 숙련도 축적이 단절되고, 지속적인 전력 유지가 어렵습니다."
반면 부사관의 경우는 다르다고 그는 설명했다.
"부사관은 10년에서 30년 이상 복무하며 경험과 기술을 축적합니다. 이들은 작전 노하우를 계승하고 전투 기술을 유지하는 전투력의 핵심 축이에요. 포항 해병대 1군단 창설 과정에서 약 1만 명 규모의 부사관 확대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단순한 인원 증가가 아닙니다."
고 회장은 이것이 가지는 전략적 의미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양적 병력 감소를 질적 전력 강화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둘째, 숙련 중심의 정예군 체계를 구축할 수 있어요.
셋째, 미래 전장 대응 능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21세기형 군대의 모습입니다."
◆청년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 동력
고 회장은 1군단 창설이 국방을 넘어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2026년 1월 기준 청년 실업률이 6.8%, 청년 실업자 수가 약 25만 명에 달합니다. 청년 고용 문제는 이제 국가적 과제가 됐어요."
그는 1군단 창설이 이 문제에 대한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군단 창설은 안정적인 청년 일자리를 제공합니다. 전문 군사·기술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장기 경력 형성 기반을 마련해주죠. 또한 지역 정주 인구가 증가하면서 포항 지역경제가 활성화됩니다."
고 회장은 특히 이 점을 강조했다.
"국방 정책이 곧 국가 인재 양성 정책으로 작동하는 구조가 형성되는 겁니다. 젊은이들에게 안정적인 직업을 제공하고, 전문성을 키워주며, 지역사회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어요."
◆이미 완성된 인프라, 즉시 전력화 가능한 최적지
인터뷰 말미, 고 회장은 포항이 1군단 창설의 최적지인 이유를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포항 해병대 1사단은 서울 여의도 면적의 수배에 달하는 광대한 울타리 부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해병대 핵심 전력이 이미 이곳에 집결해 있어요."
그는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분명히 했다.
"신규 기지 건설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겁니다. 포항은 새 기지를 조성해야 하는 지역이 아니라, 이미 완성된 군사 인프라를 보유한 도시입니다. 즉시 전략 전력화가 가능한 최적의 입지죠."
고 회장은 이것이 비용 측면에서도 매우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포항 해병대 1군단 창설은 비용 대비 효율성이 매우 높은 국방 구조 개편 정책입니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건설비용이 들지 않아요. 최소 비용으로 최대 전투 효율을 확보하는 현실적 국방개혁 모델입니다."
◆미래 안보 대비한 필수적 선택
고한중 회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1군단 창설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포항 해병대 1군단 창설은 대한민국 해병대를 전략군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첫 단째입니다. 동시에 미래 안보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필수적 선택이기도 하죠."
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이렇게 덧붙였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변화하는 안보 환경, 감소하는 병력, 복잡해지는 임무, 이 모든 것을 고려할 때 1군단 창설은 지금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국가적 과제입니다."
고 회장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포항은 준비되어 있습니다. 인프라도, 전력도, 의지도 모두 갖춰져 있어요. 이제 필요한 것은 국가적 결단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