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한 달 새 30% 가까이 급락하며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클래리티 법안 통과가 시장에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입법 불확실성이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판단이다.
베센트 장관은 14일(현지시각) CNBC 인터뷰에서 “클래리티 법안에 대한 명확성이 시장에 큰 위안을 줄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법안을 마무리해 올봄에는 대통령 책상 위에 올려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은 가상자산 시장 구조를 규정하는 이른바 ‘크립토 시장 구조 법안’이다. 가상자산을 증권과 상품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구분하고, 감독 권한을 명확히 배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업계의 오랜 요구였던 규제 명확성을 제도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베센트 장관은 최근 시장 급락에 대해 “일부는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공화당과 함께 시장 구조 법안을 만들려는 민주당 의원들도 있지만, 일부 가상자산 기업들이 법안 통과를 막아왔다”며 “그게 전체 가상자산 커뮤니티에 도움이 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근 비트코인은 지난달 대비 29% 이상 하락했고, 이더리움 역시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고가에서 크게 밀린 상태다. 급격한 가격 변동 속에 투자심리는 위축돼 있다.
베센트 장관은 앞서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도 법안에 반대하는 업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법안 없이 미국에서 가상자산 규제를 추진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규제를 거부하는 일부 업계를 “니힐리스트”라고 표현했다. 또 TV 인터뷰에서는 법안에 반대하는 시장 참여자들을 “고집스러운 행위자들”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법안 내 ‘스테이블코인 이자(수익) 제공 제한’ 조항에 반발하며 지지를 철회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나쁜 법안이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고 밝힌 바 있다.
베센트 장관은 정치 일정도 변수로 꼽았다. 그는 “올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되면 합의 가능성은 무너질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민주당이 가상자산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보라. 거의 소멸 위기와 같았다”고 주장했다.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는 해당 법안이 2026년 말까지 서명·발효될 확률을 약 62%로 보고 있다. 시장은 가격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입법 결과를 또 하나의 분수령으로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