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새벽에 "황당한 증거 조작"이라며 검찰을 겨냥해 올린 글

2026-02-14 10:47

“무수히 많은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사건’ 재판 과정에서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이 왜곡됐다는 지적과 관련해 검찰을 향해 “황당한 증거 조작”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14일 새벽 자신의 엑스(X)에 글을 올려 해당 녹취록이 조작됐다는 취지의 다른 계정 게시물을 공유한 뒤 “무수히 많은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5일에도 검찰이 해당 사건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자 엑스에 글을 올려 “법리상 성립하지도 않는 사건으로 자신을 엮기 위해 대장동 녹취록을 ‘위례신도시 이야기’에서 ‘위 어르신 이야기’로 변조해 증거로 제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 X 캡처
이재명 대통령 X 캡처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사건 재판에서는 남욱 변호사가 정영학 회계사에게 했다는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쟁점이 됐다. 녹취록에는 남 변호사가 “유씨, 즉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어떤 방식이 됐든 외부에서 보기에 문제만 없으면 상관없다. ○○○, 너 결정한 대로 모두 해주겠다’고 말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기록돼 있다.

문제는 녹음 상태가 불명확한 ‘○○○’ 부분이었다. 남 변호사는 재판에서 해당 부분이 “위례신도시도 너 결정한 대로 모두 해주겠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검찰은 이 부분이 “위 어르신들이 너 결정한 대로 모두 해주겠다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여기서 언급된 ‘어르신들’이 이 대통령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을 지칭하는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검찰의 해석을 두고 녹취록이 변조됐다고 주장하며, 해당 사안을 검찰의 증거 조작 사례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즉각 논평을 내고 이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이 연루된 재판의 증거를 두고 ‘황당한 조작’이라고 주장하며 또다시 검찰과 사법부를 향한 압박에 나섰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검찰이 대장동에 이어 위례신도시 사건에서도 항소를 포기하자 ‘대장동 녹취록을 변조해 증거로 제출했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며 “오늘 또다시 대장동·위례신도시 의혹의 핵심 증거인 ‘정영학 녹취록’을 조작된 증거라고 주장하며 같은 프레임을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거의 신빙성은 여론이 아니라 법정에서 가려질 문제”라며 “대통령이 SNS에서 ‘조작’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고 사법 절차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억울하다면 법정에서 다투면 될 일”이라며 “자신이 있다면 SNS 선동이 아니라 재판 재개를 요구해 당당히 검증받으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이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죄를 사하려 하니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무죄 만들기’에 몰두해 헌법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대법원 판단까지 뒤집겠다는 4심제 재판소원법과 대통령에게 사법부를 넘겨주려는 대법관 증원법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 및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을 출범시켰고, 민주당 의원 162명 중 86명이 참여해 국회 최대 규모라고 한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받고 있던 5개 재판은 현재 모두 중단된 상태”라며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공직선거법 사건을 제외하면 대장동·위례·성남FC, 백현동, 대북 송금 사건은 아직 1심 단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1심 판결 전에 공소가 취소되면 기소 자체가 없던 일이 되고 재판은 그대로 종결된다”며 “그 경우 이 대통령은 퇴임 이후 재판 재개를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된다”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권력과 의석 수로 사법 절차를 무력화하려는 행태를 법치라고 할 수 있는지 국민은 묻고 있다”며 “범죄 혐의를 받던 대통령을 선택한 결과 민생은 뒷전이고 퇴임 이후 사법 리스크 제거가 최우선 과제처럼 비칠 뿐”이라고 밝혔다.

또 “대한민국은 고환율·고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내수 부진 속에 자영업자와 서민이 벼랑 끝에 서 있다”며 “대통령이 SNS로 자신의 재판을 두고 발언할 시간이 있다면 무너지는 민생과 경제를 먼저 챙기라”고 말했다.

끝으로 “대통령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며 “사법 절차에 대한 공개적 압박을 중단하고 국민 앞에 겸허히 법의 판단을 기다리라”고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