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6만6000달러선 붕괴 충격으로 미국에서 벌어진 일

2026-02-13 18:09

미국 현물 ETF 하루 4억달러 순유출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 뉴스1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 뉴스1

비트코인 가격이 6만6000달러 아래로 밀리자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 하루 만에 4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단 하루 동안 4억1037만달러가 순유출되며 최근 이틀간 유출 규모는 6억8627만달러로 불어났다. 지난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비트코인이 급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관 자금의 단기 이탈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각) 더블록(The Block)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12개 현물 비트코인 ETF는 이날 총 4억1037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자금이 빠져나간 것이다. 모든 상품이 순유입 없이 ‘제로(0)’ 또는 마이너스 흐름을 나타냈다. 위즈덤트리와 해시덱스 상품은 자금 유출입이 없는 보합을 기록했으며, 나머지 주요 ETF에서는 일제히 환매가 발생했다.

상품별로 보면 블랙록의 IBIT에서 1억5756만달러가 빠져나가며 가장 큰 유출 규모를 기록했다. 피델리티의 FBTC 역시 1억413만달러가 순유출됐다. 그레이스케일과 비트와이즈 상품에서도 총 65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이 환매됐다. 최근 몇 달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며 비트코인 수급을 떠받쳤던 대형 운용사 상품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간 점이 눈에 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6만5266달러까지 내려갔다. 이는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6080달러 대비 약 48% 하락한 수준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12만달러를 돌파하며 강세장을 이끌던 비트코인이 절반 가까이 밀리면서 투자 심리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24시간 기준 전체 디지털 자산 시장이 1.65% 축소됐다.

이번 조정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미국의 예상보다 강한 고용 지표가 꼽힌다. 미 노동부는 하루 전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3만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5만5000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고용 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가 확인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당분간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정책 전환이 올해 말 중앙은행 수장 교체 가능성 이후에나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뒤로 밀리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매도 압력이 가해졌고, 그 여파가 비트코인과 관련 ETF로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물 ETF는 기관 투자자와 전통 금융 자금의 유입 통로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자금 흐름 변화는 단기 시장 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단기 유출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기관 참여 규모는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다. 소소밸류(SoSoValue)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출범 이후 2년간 총 543억1000만달러의 누적 순유입을 기록했다. 현재 이들 ETF가 보유한 순자산은 전체 비트코인 시가총액의 6.34%에 해당한다.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제도권 자금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크다는 의미다.

가격 조정이 이어지자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잇따라 전망치를 수정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디지털자산 리서치 총괄 제프리 켄드릭은 더블록에 보낸 이메일에서 비트코인이 5만달러 또는 그 이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더리움 가격 역시 14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2026년 말 비트코인 목표가를 기존 15만달러에서 10만달러로 33% 낮췄다. 지난해 12월 제시했던 30만달러 전망치와 비교하면 67% 하향 조정된 수치다. 이더리움의 연말 목표가도 7500달러에서 4000달러로 낮춰 잡았다.

반면 JP모건은 채굴 비용 추정치를 조정하면서도 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 입장을 유지했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가 이끄는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비트코인 생산 비용을 기존 9만달러에서 7만7000달러로 약 14% 하향 조정했다. 해시레이트와 채굴 난이도 하락을 반영한 결과다. 다만 이들은 장기 목표가 26만6000달러를 재확인하며 2026년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