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연휴가 다가오면서 공항과 터미널은 벌써부터 여행을 떠나려는 이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오랜만에 찾아온 긴 연휴를 맞아 해외는 물론 국내 명소로 발길을 돌리는 여행객이 급증하는 추세다. 하지만 즐거운 상상도 잠시, 현관 앞에 덩그러니 놓인 빈 캐리어를 보면 한숨부터 나오기 마련이다. 무엇을 챙기고 무엇을 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여행의 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무거운 짐은 발걸음을 늦추고 여행자의 피로도를 높인다. 짐은 덜고 설렘은 더할 수 있는, 여행 고수들의 실전 짐 싸기 전략을 정리했다.

1. 국내 여행: '기동성'과 '현지 조달'에 집중하라
국내 여행은 비교적 이동 시간이 짧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의류는 '레이어드'가 핵심 : 한파가 몰아치는 2월의 날씨에 대비해 두꺼운 외투 한 벌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것이 효율적이다. 실내외 온도 차에 대응하기 쉽고 부피도 적게 차지한다. 속옷과 양말은 현지 숙소에서 세탁이 용이한 기능성 소재를 선택하면 수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어메니티(편의용품) 확인은 필수 : 요즘은 숙소에서 고품질의 어메니티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 제품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숙소 비치 물품을 먼저 확인한 뒤 짐에서 과감히 제외하자. 부족한 물품은 현지 편의점에서 소량 구매하는 것이 짐의 무게를 줄이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다용도 에코백 활용 : 보조 가방으로 가벼운 에코백 하나를 챙기면 현지에서 장을 보거나 가벼운 외출을 할 때 요긴하게 쓰인다. 짐이 늘어날 경우를 대비한 보조 수납공간 역할도 톡톡히 한다.

2. 해외 여행: '디지털화'와 '압축'이 승패를 가른다
해외 여행은 짐의 부피를 줄이는 것만큼이나 현지에서의 편의성을 고려한 전략적 배치가 중요하다.
eSIM으로 가벼워진 스마트폰 : 과거처럼 실물 유심을 교체하거나 무거운 포켓 와이파이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현재 대다수 단말기가 지원하는 eSIM을 활용하면 QR 코드 스캔 한 번으로 현지 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다. 분실 위험도 없고 짐도 줄어드는 일석이조의 효과다.
압축 파우치와 롤링 기법 : 의류는 차곡차곡 쌓기보다 돌돌 말아서 수납하는 '롤링(Rolling)' 기법이 구김을 방지하고 공간 효율을 극대화한다. 특히 압축 파우치를 사용하면 니트나 패딩처럼 부피가 큰 겨울옷의 크기를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어 기념품을 넣을 공간 확보에 유리하다.
고체 제형 활용 : 액체류 반입 규정은 늘 까다롭다. 평소 모아둔 샘플 화장품을 적극적으로 소진하고, 샴푸나 치약은 고체 형태의 제품으로 대체한다. 이는 무게를 줄일 뿐만 아니라 가방 안에서 액체가 새어 나오는 불상사를 원천 차단한다.

3. 가방의 무게 중심을 잡는 '스마트 배치법'
무엇을 넣느냐만큼 중요한 것이 어떻게 넣느냐다. 캐리어 내 무게 배분만 잘해도 체감 무게가 현저히 줄어든다.
가장 먼저 바퀴 쪽(바닥면)에는 신발, 세면도구, 전자기기 어댑터 등 가장 무거운 물건을 배치한다. 그래야 캐리어를 세웠을 때 무게 중심이 아래로 쏠려 안정적으로 끌 수 있다. 중간 영역에는 청바지나 외투 같은 중간 무게의 의류를 넣고, 손잡이 쪽(상단)에는 티셔츠나 속옷 등 가장 가벼운 물건을 채운다. 마지막으로 빈 틈새는 양말이나 스카프 등을 말아 넣어 고정력을 높이는 것이 정석이다.
결론 : 비우는 것이 곧 채우는 여행
여행의 짐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혹시 모르니까 챙기자"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많은 여행자가 '혹시 몰라' 챙긴 물건 중 상당수를 여행지에서 단 한 번도 꺼내 보지 못한 채 돌아오곤 한다. 가벼워진 가방은 그만큼 여행자에게 더 많은 풍경을 눈에 담을 여유와 새로운 경험을 채울 공간을 선사한다. 이번 설 연휴, 가벼운 가방과 함께 진정한 휴식의 길로 떠나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