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숫자가 말해주는 선택, 영덕의 미래를 묻다

2026-02-13 11:14

원전 유치에 86.18%가 찬성 군민의 선택을 가장 안전하고, 가장 공정하며, 가장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현실화하는 책임 있는 행정과 정치가 필요

박병준 기자 / 위키트리 대구경북취재본부
박병준 기자 / 위키트리 대구경북취재본부

[영덕=위키트리] 박병준 기자 = 원전 유치는 늘 갈등의 이름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이번 영덕의 선택은 갈등보다 절박함에 가깝다.

안전, 환경, 지역 갈등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덕군 신규 원전 유치 군민 여론조사 결과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1,404명을 대상으로 한 대단위 조사에서 86.18%가 찬성, 그중 적극 찬성층만 77.5%**에 달했다.

이는 단순한 ‘조건부 동의’가 아니라, 현재의 지역 현실을 직시한 선택에 가깝다.

군민들이 원전 유치에 찬성한 가장 큰 이유는 명확하다.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 그리고 일자리 창출이다.

고령화와 인구 유출, 산업 기반 붕괴라는 구조적 위기 앞에서 영덕은 이미 오래전부터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원전이 필요하다’기보다, “지금 영덕에 버팀목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찬성의 이유가 단기적 보상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년 일자리, 지방재정 확충, 국가 에너지 전략 속 지역의 역할까지 군민들은 원전을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하나의 전략적 선택지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감정적 동의가 아니라, 현실을 계산한 판단이다.

물론 반대 의견 또한 가볍게 넘길 수 없다.

환경과 건강에 대한 우려, 원전 안전성,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 주민 간 갈등 가능성은 충분히 합리적인 걱정이다.

그렇기에 이번 여론조사의 의미는 ‘찬반의 승부’가 아니라, 어떤 조건과 절차로 갈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후의 과정이다.

영덕군이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군의회 동의안을 제출하고, 의회 절차를 거쳐 한국수력원자력에 유치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은 제도적 정당성을 갖춘 수순이다.

동시에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안전·건강·환경 문제를 투명하게 검증하며, 주민 소통을 제도화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원전 유치는 결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그러나 아무 선택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군민 다수의 판단은 하나다.

“영덕은 지금, 변화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찬성과 반대를 가르는 구호가 아니라, 군민의 선택을 가장 안전하고, 가장 공정하며, 가장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현실화하는 책임 있는 행정과 정치다.

숫자는 이미 방향을 가리켰다.

원전 유치에 대한 찬반을 넘어, 영덕이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 앞에 우리는 서 있다.

home 박병준 기자 anchor11@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