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이익 6배 폭증… 이마트 구해낸 '이 전략' 먹혔다

2026-02-11 14:17

6배 급증한 이마트 영업이익, 가격 전략이 비결

이마트가 본업인 대형마트의 체질 개선과 자회사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32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6배 가까운 수익성 반등에 성공했다.

이마트는 11일 공시를 통해 2025년 연결 기준 연간 영업이익이 322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584.8%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순매출은 28조 9704억 원으로 0.2% 소폭 감소했으나, 이익 체력은 확실하게 회복세로 돌아섰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수익성 중심’의 경영 효율화 작업이 숫자로 증명됐다.

4분기 실적을 뜯어보면 본업의 회복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연결 기준 4분기 매출은 7조 311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9% 늘었다. 영업손익은 99억 원 적자로 집계됐지만, 이는 아픈 손가락인 신세계건설의 대손상각비 등 일회성 비용 1167억 원이 반영된 결과다. 건설 부문의 대규모 손실을 털어내고도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을 672억 원이나 줄였다는 점은 기초 체력이 단단해졌다는 방증이다.

이마트  / 신세계 그룹 뉴스룸
이마트 / 신세계 그룹 뉴스룸

별도 기준 실적은 이마트가 추진해 온 ‘3박자 혁신(가격·상품·공간)’의 성과를 여실히 보여준다. 할인점(이마트)의 연간 총매출은 17조 9660억 원으로 5.9%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27.5% 늘어난 2771억 원을 찍었다. 특히 4분기에는 14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실적 개선의 일등 공신은 통합 매입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였다. 이마트와 슈퍼마켓인 에브리데이, 편의점 이마트24가 물건을 함께 사들이는 통합 소싱으로 구매 단가를 낮췄다. 이렇게 아낀 비용은 다시 가격 할인 재원으로 투입됐다. 고객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자 발길이 끊겼던 손님들이 다시 매장을 찾기 시작했다. 선순환 구조가 안착된 것이다.

지난해 2300만 명이 다녀간 대규모 할인 행사 ‘고래잇 페스타’는 이러한 가격 리더십의 결정체였다. 행사 기간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넘게 뛰었다. 소비자가 지갑을 닫는 불황기일수록 확실한 가격 메리트가 있는 곳으로 수요가 쏠린다는 유통의 정석이 통했다.

공간의 변신도 주효했다. 단순히 물건을 진열해 파는 창고형 매장을 넘어 고객이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스타필드 마켓’ 전략이 적중했다. 지난해 리뉴얼을 마친 죽전점 등 3개 점포는 재개장 이후 실적이 수직 상승했다. 일산점의 경우 방문객 수가 60% 이상 늘었고 매출은 74% 급증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쇼핑이 아닌 ‘경험’을 팔아야 한다는 점을 수치로 입증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은 불황형 소비 트렌드의 최대 수혜자였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대용량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렸다. 트레이더스의 연간 매출은 8.5% 늘어난 3조 8520억 원, 영업이익은 40% 가까이 증가한 1293억 원을 기록했다. 마곡점과 구월점 등 신규 점포도 문을 열자마자 연간 흑자를 달성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주요 자회사들의 선전도 연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복합쇼핑몰을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수원 개장 효과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1740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역시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투숙률 상승 호재를 타고 53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유통 업황이 둔화된 상황에서도 호텔과 레저 부문이 이익 안전판 역할을 해냈다.

이마트는 2026년을 시장 지배력 강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본업 경쟁력 회복에 자신감이 붙은 만큼, 올해는 신규 수익 창출에 속도를 낸다. 핵심은 온·오프라인의 유기적 결합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PP센터 고도화와 퀵커머스 서비스 확장이 예고돼 있다.

여기에 ‘RMN(Retail Media Network)’ 사업을 본격화한다. RMN은 쇼핑몰 앱이나 매장 내 스크린 등을 광고 매체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아마존이나 월마트가 이미 조 단위 수익을 올리고 있는 모델로, 이마트가 보유한 방대한 구매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광고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단순 유통업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의지다.

이커머스 부문인 SSG닷컴은 충성 고객 확보에 집중한다. 지난달 도입한 멤버십 ‘쓱7 클럽’을 통해 록인(Lock-in·자물쇠) 효과를 노린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마켓 확대와 더불어 빌리지, 애비뉴 등 다양한 형태의 신규 점포 개발로 외형 확장을 지속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실적에 대해 통합 매입으로 만든 가격 경쟁력과 공간 혁신이 고객의 발길을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는 내부 평가를 내놨다. 올해도 본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해 수익 구조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벼랑 끝 위기설까지 돌았던 국내 1위 대형마트가 뼈를 깎는 쇄신 끝에 확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