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협상 국면에 평양 착륙…러 군용기가 북한에 간 이유

2026-02-11 11:28

“우크라 협상 정보 전달 가능성”

러시아 군용기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북한을 찾은 정황이 포착됐다.

2024년 11월 3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방북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난 모습.  / 평양 노동신문=뉴스1
2024년 11월 3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방북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난 모습. / 평양 노동신문=뉴스1

11일 연합뉴스, 뉴스1에 따르면 미국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10일(현지시간)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 군용기가 지난 9일 오후 7시 30분 평양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평양에 들어간 기종은 러시아 국방부 산하 223 비행단 소속 일류신 Il-62M 기체번호 RA-86572다. 223 비행단은 러시아 대통령과 정부 고위급 인사를 수송하는 부대로 알려져 있다. 해당 기종은 장거리 이동에 사용되는 대표적 정부 전용 수송기로 고위급 인사 이동 시 자주 활용된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방북은 러시아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을 위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를 방문한 직후 이뤄졌다. 일류신 Il-62M은 지난 5일 아부다비에서 출발해 모스크바로 향했으며 당시 우크라이나 협상 러시아 측 대표단인 이고르 코스튜코프 총정찰국 GRU 국장이 탑승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후 해당 항공기는 모스크바에 도착한 뒤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평양으로 이동했다.

항공기 이동 경로를 고려할 때 협상 관련 정보를 북한 측에 전달할 대표단이 탑승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러 간 군사 협력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황과 협상 진척 상황을 공유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전문가 크리스 먼데이 동서대 교수는 러시아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협상 과정에 직접 관여시키며 특별한 대우를 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상황을 어떻게 악화시킬 수 있는지를 암시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려는 신호일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전에 파병된 북한군을 지휘했던 것으로 알려진 유누스베크 옙쿠로프 러시아 국방차관 등 군 고위급 인사가 방북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코스튜코프 국장은 지난 2023년 7월 세르게이 쇼이구 당시 러시아 국방장관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동행했던 인물이다. 당시 북러는 군사 협력 방안에 대해 큰 틀의 합의를 이뤘고 이후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와 병력을 지원한 바 있다.

일류신 Il-62M은 방북 다음 날인 10일 오전 10시 20분 평양을 이륙해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다시 모스크바로 향했다. 이번 방북이 단순 방문인지 협상 관련 전략 공유 차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러 간 긴밀한 군사 협력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튜브, KBS News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종전 협상은 최근에도 미·러·우 3자 틀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두 번째 3자 회담을 열고 종전안을 논의했으며, 가시적으로 확인된 성과는 전쟁포로 314명 교환 합의였다. 미국 측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는 3자 협상 결과 포로 교환에 합의했다고 밝혔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각각 157명씩 맞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영토 문제를 포함한 핵심 의제는 여전히 진전이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이 오는 6월을 ‘합의 시한’으로 제시했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협상이 일정표를 앞세운 압박 국면으로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