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기에 형성된 정치 방식이 보수 진영의 몰락을 불러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보수 정치가 정책 경쟁이나 미래 비전보다 특정 인물에 대한 사법적 제거에 집착하는 구조로 굳어졌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10일자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윤석열 시기’에 확립된 한탕주의와 검찰주의가 보수를 망가뜨렸다”며 “정치를 모르고, 정치로 문제를 풀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보수를 휘둘러 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치적 경쟁을 정책이나 가치의 영역이 아니라, 상대를 감옥에 보내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사고방식이 보수 진영 전반에 자리 잡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과 경쟁하겠다는 고민보다는 ‘이재명만 감옥에 보내면 끝난다’는 식의 한탕주의가 윤석열 정부 전반에 녹아 있었다”며 “자기 투자와 학습 없이 상대를 제거하려는 정치가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담론이 보수 내부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도 일부 보수 진영에서는 이 대통령의 재판 문제에만 매달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아직 한탕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라고 했다.
보수 진영의 담론 형성 구조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정치 경험이나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들이 유튜브나 종교적 언어를 통해 단순한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며 “그 결과 깊이 있는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보수 진영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치가 토론과 설득의 영역이 아니라 선동과 확증 편향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는 문제의식으로 읽힌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 재판 재개를 요구하며 릴레이 기자회견에 나선 상황과도 맞물려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을 둘러싼 재판이 중단된 상태를 문제 삼으며 사법 절차의 정상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응을 두고, 보수 진영의 정치적 의제가 여전히 사법 문제에 집중돼 있다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 대표의 문제 제기도 보수가 다시 유권자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정책 경쟁이 어려운 야당의 현실을 인정하고, 정치 개혁이라는 명확한 테마를 중심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원 투표 구조 개편이나 지역·세대 가중치 도입 제안 역시 보수 정치가 기존 지지층에만 머무르지 않고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지도부가 바뀐다고 해도 연대 가능성은 없다”며, 과거 국민의힘에서 겪은 리더십 문제와 정치 문화에 대한 실망을 이유로 들었다. 대신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는 선거 승패를 넘어 정치의 운영 방식과 문화 자체를 바꾸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발언은 단순한 정권 비판을 넘어, 보수 정치가 어떤 방식으로 경쟁하고 무엇을 중심에 두고 싸워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동시에 최근 국민의힘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그의 비판이 현재 진행 중인 정치 공방과 겹쳐 보이는 지점이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해석 역시 향후 보수 진영의 실제 행보와 담론 변화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정적인 결론보다는 관찰이 필요한 국면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