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나현(한국체대)이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여자 빙속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1000m에서 9위에 오르며, 한국 선수로는 이 종목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톱10에 진입했다.

이나현은 10일(한국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1000m 경기에서 1분15초76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전체 9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에서 유선희가 기록한 한국 여자 선수 최고 성적인 11위를 넘어 이 종목 올림픽 역대 최고 순위를 새로 썼다.
이날 레이스에서 이나현은 안정적인 페이스를 유지했다. 초반 200m 구간을 17초90으로 주파해 전체 9위에 올랐고, 600m 지점에서도 45초49를 기록하며 상위권 흐름을 이어갔다. 후반에도 큰 흔들림 없이 경기를 마치며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 사상 첫 올림픽 톱10 진입을 확정했다.

경기 후 이나현은 “완벽한 레이스는 아니었지만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운 것 같다”며 “열심히 준비하면 500m에서 메달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출전한 김민선(의정부시청)은 1분16초24로 18위에 자리했다. 김민선은 초반 200m를 17초83으로 끊으며 전체 5위에 오르는 등 빠른 출발을 보였고, 600m 구간까지도 상위권을 유지했으나 후반에서 순위가 내려갔다. 김민선은 이번 경기를 주종목인 500m를 염두에 두고 치렀다고 밝혔다.
금메달은 1분12초31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네덜란드의 유타 레이르담이 차지했다. 같은 나라의 펨케 콕이 1분12초59로 은메달을 획득했으며, 동메달은 1분13초95를 기록한 일본의 다카기 미호에게 돌아갔다.
첫 올림픽 레이스를 마친 이나현과 김민선은 오는 16일 열리는 여자 500m 경기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 '스피드스케이팅', 빙판 위에서 이어진 도전의 역사
스피드스케이팅은 동계올림픽의 정식 종목으로, 선수들이 400m 트랙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질주하며 기록을 겨루는 빙상 경기다. 남녀 개인 종목과 단체 종목이 있으며, 거리별로 500m부터 10,000m까지 세분화돼 있다.
한국은 스피드스케이팅을 통해 동계올림픽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온 국가 중 하나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첫 올림픽 메달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나왔다. 이후 2000년대 들어 단거리 종목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메달 획득을 이어갔다.
특히 여자 500m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을 대표하는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연속 금메달이 나오며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남자 종목에서도 500m와 1000m를 중심으로 메달권 진입 사례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중·장거리 종목에서도 기록 향상을 보이며 종목 저변을 넓히고 있다. 주니어와 성인 대표팀을 중심으로 국제대회 경험을 쌓으며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를 목표로 한 세대 교체도 진행 중이다.
스피드스케이팅은 한국 동계 스포츠에서 가장 오랜 기간 성과를 축적해 온 종목 가운데 하나로, 올림픽 무대에서 지속적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