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힘을 못 쓰는 사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기묘한 ‘수익자’가 등장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가능성이다.
9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가상자산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에서 ‘2026년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돌아올까’라는 베팅의 확률이 한 달 새 두 배 이상 뛰었다. 이날 기준 이 계약은 약 4센트에 거래되며 올해 말까지 재림이 일어날 확률을 약 4%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 1월 초 최저치였던 1.8%와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120% 넘게 오른 셈.
이른바 ‘예수 재림 베팅’은 폴리마켓에서도 장난에 가까운 계약으로 분류되지만 올해 성적만 놓고 보면 비트코인을 앞질렀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약 18% 하락했다. 양자컴퓨팅이 암호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부터 헤지펀드 부실설,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 흐름까지 겹치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폴리마켓은 특정 사건이 발생할지 여부를 놓고 ‘예’와 ‘아니오’ 중 하나에 베팅하는 이진 옵션 방식으로 운영된다. ‘예’가 적중하면 1달러를 받고 적중하지 못하면 0달러를 받는다. 현재 ‘예’가 4센트라는 것은 4센트를 내고 1달러를 받을 가능성에 베팅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아니오’는 약 96센트에 거래되며,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면 4센트의 차익을 얻게 된다.
‘아니오’가 90센트대 중후반에서 오래 머물면 안정적인 수익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결과가 한 번에 갈리는 구조라 가격은 언제든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폴리마켓 측은 이 계약이 오는 12월 31일 오후 11시 59분(미 동부시간)까지 재림이 발생하면 ‘예’로, 그렇지 않으면 ‘아니오’로 결론 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판단 기준은 신뢰할 수 있는 복수의 출처에 대한 합의다.
이런 조건 때문에 이 베팅은 진지한 예측이라기보다 ‘인터넷 밈’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거래량이 얇은 예측 시장 특성상 소규모 매수만으로도 확률이 급변할 수 있는 까닭에 상승률만 보면 소형 코인 급등과 비슷한 모습이 연출된다.
이번 가격 움직임은 폴리마켓이 단순한 도박판을 넘어 온라인 관심도의 온도계처럼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선거 결과부터 연예인 이슈, 종교적 예언까지 한 화면에서 사고파는 구조 자체가 인터넷 여론의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예수 재림 베팅은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보면 극히 작은 구석에 불과하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방향을 잃은 올해 가장 황당한 계약이 오히려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는 사실은 암호화폐 시장의 아이러니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