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원짜리가 89만원으로' 두 눈 의심... 오늘 400배 넘게 오른 한국 주식

2026-02-09 13:58

제일바이오 주가가 대체 왜...

코스피·코스닥이 상승 출발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시황이 표시돼 있다. / 뉴스1
코스피·코스닥이 상승 출발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시황이 표시돼 있다. / 뉴스1

상장폐지를 앞두고 정리매매에 들어간 제일바이오가 첫 거래일부터 2만%를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다만 주식병합에 따른 기술적 착시로, 실질 주가 흐름은 급락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코스닥 시장에서 제일바이오는 오후 1시 50분 기준 56만8000원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2080원) 대비 56만5920원 오른 가격이다. 상승률이 무려 2만7207.70%에 달한다. 장 초반에는 전 거래일 대비 4만2688% 급등한 89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겉으로 보면 주가가 폭등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이날 동시에 진행된 대규모 주식병합의 영향이다. 제일바이오는 정리매매 개시와 함께 1500대 1 주식병합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기존 2912만9064주였던 보통주는 1만9419주로 줄었다. 유통 주식 수가 1500분의 1로 감소하면서 1주당 가격이 그만큼 높아 보이는 효과가 발생했다.

병합 전 제일바이오의 전 거래일 종가는 2080원이다. 여기에 병합 비율을 단순 적용하면 이론상 병합 후 기준가는 약 312만 원이 된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오후 1시 50분 현재 거래 가격인 56만8000원은 오히려 약 8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가 확정된 종목에 대해 마지막으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종목에 대해 일정 기간 매매를 허용하며, 통상 정리매매 기간은 7거래일이다. 이 기간에는 접속매매가 아닌 단일가 매매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상한가와 하한가 제한도 없다.

가격제한폭이 없는 구조 탓에 정리매매 종목은 극단적인 가격 변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주가가 급락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투기 수요가 몰릴 경우 단기간 급등세가 연출되기도 한다. 다만 정리매매 기간이 끝나면 해당 종목은 상장폐지돼 장외로 이전되며, 대부분 주식 가치는 크게 훼손된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제일바이오의 기업 계속성과 경영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는 23일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제일바이오는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정리매매 절차를 진행한다.

시장에서는 정리매매 첫날 주가 급등을 보고 투자에 나서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식병합으로 인해 숫자상 주가가 크게 상승해 보일 수 있지만, 실질적인 기업가치나 투자 수익과는 무관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정리매매 종목은 가격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 손실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한편 제일바이오는 정리매매 개시와 함께 자사주 취득에도 나섰다. 회사는 하루 최대 194주, 총 1940주를 장내에서 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취득 목적은 주주 보호와 주주가치 제고라고 설명했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를 앞둔 주식이 마지막으로 거래되는 절차인 만큼 거래 종료 이후에는 주식이 장외로 이전되거나 청산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식 가치가 사실상 소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