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시장에 ‘조용한 함정’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월 말로 갈수록 가격이 특정 구간에 묶였다가 갑자기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경고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약세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불리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슬레이트는 8일(현지시각) “3월 27일은 비트코인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날”이라며 “이날을 전후로 가격 움직임이 예상보다 크게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 왜 3월 27일이 중요할까
이날은 비트코인 ‘옵션’이라는 거래가 대거 만료되는 날이다. 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에 비트코인을 사고팔 수 있는 권리다. 쉽게 말해 “이 가격쯤 되면 오를 것 같다”거나 “떨어질 것 같다”는 약속에 돈을 거는 거래다.
문제는 3월 27일에 만료되는 옵션 규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이 날짜에 걸린 돈만 약 86억5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1조원 수준이다. 이 돈은 만기일이 되면 반드시 정리돼야 한다. 그대로 사라지거나, 다음 달로 넘어가거나, 실제 손익으로 확정된다. 이렇게 큰돈이 한날한시에 움직이면,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 ‘9만 달러’라는 숫자가 계속 나오는 이유
옵션 시장에는 ‘맥스 페인’이라는 개념이 있다. 말 그대로 “가장 많은 사람이 아픈 가격”이다. 현재 3월 27일 기준 맥스 페인은 9만 달러로 계산된다.
이 말은 “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 근처에서 마감되면 옵션에 돈을 건 사람들 대부분이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물론 가격이 반드시 9만 달러로 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이 이 숫자를 계속 의식하게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 오른다는 베팅이 많아 보이지만 실제 돈은 다르다
겉으로 보면 “오를 거다”라는 베팅이 더 많다. 비트코인이 오를 때 이익을 보는 옵션이, 내릴 때 이익을 보는 옵션보다 수량 기준으로는 많다.
하지만 실제로 들어간 돈은 다르다. 가격이 떨어질 때 대비하는 옵션에 더 많은 자금이 몰려 있다. 사람들은 마음으로는 “오르겠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진짜 돈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쪽에 걸고 있다는 뜻이다.이는 시장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 옵션은 가격을 예측하지 않는다
중요한 점은 옵션이 미래 가격을 맞히는 도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신 옵션은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을 바꾼다.
옵션을 판 사람들(주로 큰 금융회사들)은 가격이 움직일 때마다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자동으로 사고팔기를 반복한다. 가격이 내려가면 사들이고, 올라가면 팔아치운다. 마치 가격을 붙잡는 고무줄처럼 움직인다.
그래서 가격이 어떤 구간에 들어가면 유난히 잘 안 움직이거나, 반대로 한계를 넘는 순간 갑자기 크게 튀는 현상이 나타난다.
■ 왜 ‘함정’이 될 수 있을까
3월 27일이 가까워질수록 이런 자동 거래는 더 강해진다. 작은 가격 움직임에도 거래가 잦아지고, 시장은 겉보기보다 훨씬 민감해진다.
이때 “이제 떨어질 거야”라며 무작정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가격이 예상보다 잘 버티거나 갑자기 반대로 움직일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크립토슬레이트가 말한 ‘함정’이 바로 이 지점이다.
■ 2월과 6월도 함께 봐야 한다
3월만 중요한 건 아니다. 2월 말에도 적지 않은 옵션이 만료된다. 이때 많은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3월로 옮기면, 3월의 영향력은 더 커진다.
또 6월 만기 옵션도 꽤 많이 쌓여 있다.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최소한 여름까지는 비트코인에 대한 생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크립토슬레이트는 “중요한 건 숫자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이 어디에 몰려 있는지”라고 강조했다.
3월 27일에 큰돈이 몰려 있다는 사실은, 그 시점 전후로 가격이 평소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갑자기 조용해 보이거나, 반대로 이유 없이 크게 출렁일 수도 있다.
비트코인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단정할 수 없다. 다만 3월 말이 다가올수록 시장이 겉보기보다 훨씬 예민해질 수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