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문무대왕면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작업이 일몰 직전 주불 제압에 성공하며 고비를 넘겼다. 고압 송전탑으로 인해 공중 진화에 어려움을 겪던 험지에 지상 인력이 집중 투입되면서, 오후 5시 기준 진화율이 85%를 돌파해 주불 제압이 가시화됐다.

소방청이 8일 오후 3시 30분을 기해 발령한 2차 국가소방동원령은 문화재 소실 위기를 막는 핵심적 계기가 됐다. 부산과 대구, 경남 등지에서 급파된 산불전문진화차와 펌프차 35대가 현장에 도착 즉시 민가와 사찰 인근에 배치됐다. 전문 대원들은 헬기 접근이 제한됐던 송전탑 주변 구역에 직접 진입해 화선을 차단했다.
이에 따라 낮 12시 23%에 머물던 진화율은 오후 2시 67%를 거쳐 오후 5시 85%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체 화선 3.54㎞ 중 상당 부분의 불길이 잡혔으며, 오후 5시 57분 공식적으로 주불 진화 완료가 선언됐다. 당국은 현재 재발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잔불 정리에 집중하고 있다.
우려했던 문화재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증원된 인력을 기림사와 감은사지 삼층석탑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배치해 방화벽을 형성했다. 강풍에 실려 온 불씨가 사찰 안쪽으로 떨어지는 위태로운 상황도 있었으나, 대기 중이던 대원들이 신속히 대응해 피해를 막았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진화 상황을 보고받은 뒤 철저한 사후 대응을 지시했다. 윤 장관은 밤 시간대 헬기 운용이 불가능한 점을 들어 지상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재발화를 완벽히 막으라고 당부했다. 또한 대피 중인 주민 106명에 대해서는 안전이 확보된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귀가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명령했다.
산림 당국은 밤사이 기온 강하와 서리 예보에 따라 지상 인력을 밤새 현장에 상주시킬 방침이다. 인명 피해의 경우 진화 중 부상을 입은 대원 2명 외에 추가 발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