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산물 전문가 김지민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에 지난 6일 올라온 '전국민의 99%가 소라, 골뱅이로 알고 먹는 이것의 정체'란 제목의 영상에서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됐다. 영상에 따르면 학술적으로 표준명 소라라는 두 글자로 끝나는 종은 한 종뿐이다.
우리가 흔히 참소라라고 부르는 것은 표준명이 피뿔고둥이며, 서해안에서 삐뚤이소라라며 판매되는 것은 갈색띠매물고둥이다. 동해안의 백골뱅이도 표준명은 물레고둥이다. 김지민은 "소라로 끝나는 종은 한 종밖에 없고, 나머지는 전부 시장에서 참소라니 삐뚤이소라니 소라라고 부르지만 소라가 아니다. 그냥 고둥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진짜 소라와 고둥의 차이는 무엇일까. 가장 큰 차이는 식성이다. 학술적으로 표준명이 소라인 종은 초식성이다.
전복처럼 해조류 등을 갉아먹고 살기 때문에 안에 테트라민이나 신경독이 없다. 반면 고둥류 상당수는 육식성이다. 해저 바닥을 기어다니며 물고기 사체 등을 뜯어먹는 이들은 대부분 테트라민이라는 신경독을 갖고 있어 조리 전 내장을 제거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나팔고둥은 테트라민 신경독이 굉장히 강하다. 
영상에 등장한 뿔소라는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에서 가장 많이 나는 종이다. 표준명은 소라지만 지역에서는 뿔소라로 가장 많이 불리며, 제주도에서는 꼬죽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뿔소라의 주요 산지는 통영을 비롯해 거제, 남해 등 전 해역이며, 특히 제주도에서 많이 난다. 현재 인터넷에서 kg당 7000~8000원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사이즈가 큰 것은 1만~1만1000원 정도에 판매된다.
김지민은 뿔소라가 저렴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솔직히 수율이 극악이다. 껍데기 무게가 대부분이고, 알맹이 중 먹을 수 있는 것은 내장을 빼면 엄지손톱만 한 정도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뿔소라는 보통 살아 있는 채로 유통되기에 산 것과 죽은 것을 구별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김지민은 "이상한 냄새가 나면 죽은 것이다. 살아 있으면 바다 향이 향긋하게 난다. 해조류를 갉아먹고 살다 보니 해조류 특유의 쌉쌀하면서도 청량한 느낌이 난다"고 했다. 또한 "껍질 입구를 보면 아주 단단히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것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죽으면 살이 늘어지면서 입구에 틈이 생긴다. 심지어 살이 삐죽 나와 있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뿔소라의 제철은 겨울에서 봄 사이다. 6월부터 7월 사이는 번식기로 살이 빠지며,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6월에서 9월까지 금어기가 설정돼 있다. 금어기가 끝나는 10월 1일부터 이듬해 봄까지 제철이 이어진다. 뿔소라를 손질할 때는 먹을 수 있는 부위와 버려야 할 부위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상은 "소라에서 가장 먹기 좋은 것은 내장 끝에 있는 간이나 췌장이다. 또 살이 붙은 기둥 부분, 그리고 치맛살을 제외한 안쪽살 이렇게 세 가지를 먹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빨인 치설, 날개살인 치맛살, 그 외 내장들은 웬만하면 익혀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치맛살 같은 경우는 쓴맛이 많이 나기 때문에 제거해야 한다. 암수는 내장 색깔로 구분할 수 있다. 녹색이나 크림색은 암컷, 노란색은 수컷이다. 영상은 "암컷의 내장은 쓴맛이 나고 수컷의 내장은 쓴맛이 덜하다. 둘 다 생으로는 내장을 먹으면 안 되지만 익히면 수컷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소라로 죽을 만들 때는 가급적 수컷의 내장만 쓰는 것이 좋다. 아니면 암컷 내장을 조금만 섞어야 한다. 암컷 내장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쓴맛이 난다.
뿔소라는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할 수 있다. 회로 먹을 때는 "코를 대기만 해도 해초 향이 확 난다. 씹히는 식감이 전복과 똑같지는 않지만 유사하다. 식감이 좋고, 해조류 향도 나며, 살짝 짭조름한 간이 돼 있어 시원하게 넘어가다가 끝에 감칠맛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영상에서는 허브버터 오븐구이도 소개했다. 뿔소라를 10~13분 정도 삶은 후(오븐에 추가로 구울 예정이면 6~7분만 삶는다) 손질해 껍질에 다시 담고, 마늘과 허브, 버터를 섞어 만든 허브버터를 얹어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 굽는 방식이다.
이렇게 조리한 뿔소라에 대해 김지민은 "회로 먹었을 때는 꼬득꼬득 씹히는 식감과 해초 향이 특징인데, 삶고 볶고 구우니까 회로 먹었을 때와 달리 해조류 향이 안 나고 그냥 잘 찐 전복찜 같은 느낌이다. 야들야들한 식감으로 완전히 상반된 매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허브버터와의 조합에 대해서는 "버터와도 아주 잘 어울린다. 안에 버터가 녹으면서 밑바닥까지 쫙 스며든다. 굳이 허브버터를 만들지 않아도 가염버터나 그냥 버터에 소금을 조금 섞어서 허브를 뿌려 넣어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