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도 바뀐다…한강 품은 초고층 아파트로 재탄생하는 '서울 노후 단지 15곳'

2026-02-06 17:52

여의도 일대 노후 아파트 15개 단지, 정비사업 동시 추진
최고 47∼59층 규모의 초고층 주거지로 바뀐다

서울의 경제 심장이자 ‘한국의 맨해튼’으로 불리는 여의도가 수십 년간 입어온 낡은 옷을 벗고 초고층 숲으로의 대변신을 시작했다. 한강 물줄기를 따라 늘어섰던 중·저층 아파트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국제금융 중심지의 위상에 걸맞은 스카이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 영등포구는 여의도 일대 15개 단지에서 재건축을 포함한 정비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며 도시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6일 밝혔다.

AI를 활용해 제작한 단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을 구현한 것이 아니며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AI를 활용해 제작한 단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을 구현한 것이 아니며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그동안 여의도는 각종 개발 규제에 묶여 노후 주거 단지들이 밀집한 지역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서울시가 한강변 고도 제한을 완화하고 도시계획의 유연성을 높이면서 정비사업의 물꼬가 트였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은 대부분 기존의 노후 주거지를 최고 47층에서 59층에 이르는 초고층 단지로 탈바꿈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책적 목표와 주민들의 주거 환경 개선 열망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전체 용적률은 500% 안팎으로 계획돼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에는 현재의 평면적인 도시 경관이 입체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단지별 진행 상황을 살펴보면 대교아파트와 한양아파트의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다. 두 단지는 사업시행계획 인가 단계를 넘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준비하는 등 여의도 내 정비사업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를 기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대교아파트는 최고 49층 높이의 4개 동, 912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며, 한양아파트는 최고 57층 높이의 3개 동, 992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거듭날 계획이다.

영등포구 여의도 재건축사업 추진 현황 / 영등포구청
영등포구 여의도 재건축사업 추진 현황 / 영등포구청

규모가 큰 단지들도 변화의 흐름에 동참했다. 삼부아파트는 최고 59층, 1735가구라는 대규모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으며, 광장아파트 28 역시 최고 49층, 1314가구 규모의 고층 단지로 변모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공급은 여의도 내 고질적인 주거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제도적 뒷받침도 정비사업 추진 동력을 더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으로 용도지역별 의무 상업 비율이 대폭 완화된 점이 결정적이다. 목화·진주·은하·삼익·공작아파트 등 일반상업지역 내 단지들은 상업시설 의무 설치 비중이 줄어들면서 주거 비율을 최대 90%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준주거지역에 속한 장미·화랑·시범아파트는 기존 10%였던 의무 상업 비율이 0%로 조정되면서 주거 비율을 100%까지 채울 수 있어 사업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여의도 정비사업이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규모 주택 공급과 최첨단 업무 시설이 조화를 이루는 직주근접형 도시 모델이 완성될 경우, 여의도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도심으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여의도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이번 변화는 아파트 재건축을 넘어 서울의 도시 공간 구조를 현대화하는 상징적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거와 업무, 상업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새로운 여의도의 모습은 향후 서울의 다른 노후 도심 정비사업에도 긍정적인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