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밀어냈다…서학개미가 일주일 달러 쏟아부은 의외의 '이것'

2026-02-06 13:32

AI 수익화 본격화, 마이크로소프트에 몰린 개미 자금

서학개미들의 투자 시계가 다시금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두 축으로 맹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한 1월 30일부터 2월 5일까지의 외화증권 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부동의 1위를 탈환한 가운데 분사 이슈가 있는 샌디스크와 레버리지 상품이 상위권을 휩쓰는 등 공격적인 매수세가 데이터로 확인됐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CORP)였다. 해당 기간 순매수 결제 규모는 3억 4004만 달러(약 45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2위를 기록한 샌디스크보다 약 4700만 달러 많은 수치다. 전통적인 인기 종목이었던 테슬라가 5위로 밀려난 자리에는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춘 빅테크 기업이 들어섰다. 투자자들은 생성형 AI 시장의 수익화 모델이 구체화되는 시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확장성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실질적인 실적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투자 기조가 반영된 결과다.

주목할 점은 2위에 오른 샌디스크(SNDSK CRP ORD WI)의 등장이다. 종목명 뒤에 붙은 'WI(When Issued)'는 발행 전 거래를 의미하는 용어로 보통 기업 분할이나 재상장 등 굵직한 지배구조 이슈가 있을 때 거래되는 형태다. 순매수 규모는 2억 9326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데이터센터와 온디바이스 AI 기기에 필수적인 낸드플래시 등 스토리지 시장의 업황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미 확정된 현재의 주가보다는 기업 구조 개편 이후의 가치 재평가를 노리고 선제적인 자금 집행에 나선 양상을 보였다.

3위는 반도체 상승장에 3배로 베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가 차지했다. 순매수액은 2억 5766만 달러였다. 이 상품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하루 등락 폭을 3배로 추종하는 초고위험 상품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샌디스크 같은 개별 종목 매수세와 더불어 반도체 섹터 전반의 강력한 상승을 예상하는 공격적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변동성이 극심한 구간에서도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가진 자금들이 레버리지 상품으로 쏠리는 현상은 한국 투자자들 특유의 과감한 투자 성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4위는 미국 메모리 반도체의 상징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 INC)였다. 2억 4643만 달러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국내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대신 미국 시장의 직접적인 수혜주를 선택한 물량이다.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과 AI 서버 증설 수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마이크론의 기술적 위치와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매수세다. 1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넓은 의미의 'AI·반도체 밸류체인'으로 묶이는 종목들로 채워졌다.

전통의 강자 테슬라(TESLA INC)는 5위를 기록하며 체면을 지켰다. 순매수액은 2억 3433만 달러였다. 여전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나 마이크로소프트나 반도체 관련주들에 비해 매수 강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와 AI 로보틱스 분야의 성과 가시화 사이에서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절대적인 매수 규모 자체는 2억 달러를 상회하며 여전히 두터운 팬덤과 저가 매수 대기 자금이 존재함을 입증했다.

26년 2월 첫째주 미국 주식 순매수 top 5.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26년 2월 첫째주 미국 주식 순매수 top 5.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데이터 조회를 위한 기준일은 2026년 1월 30일부터 2월 5일까지였으며 결제일 기준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을 통해 집계된 이 수치는 국내 거주자가 해외 주식을 매매한 뒤 결제가 완료된 확정치를 보여준다. 매매 체결 시점과는 국가별 결제 주기(미국 T+1일)에 따라 1~2일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집계 기간 동안 상위 5개 종목의 총 순매수 합계만 약 13억 7170만 달러에 달해 서학개미들의 매수 여력은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