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동훈계 "장동혁 발표문, 한마디로 헛소리 작열"

2026-02-05 17:49

장동혁 재신임 투표 제안에 "파쇼 등극" "협박 정치" 반발
오세훈 "정치적 생명을 걸고 얘기하라고? 참 실망스럽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거취 표명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거취 표명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재신임 투표를 제안하자 당 일각에서 "파쇼 등극", "협박 정치"라는 거센 반발이 쏟아졌다.

장 대표는 5일 오후 제주 방문에 앞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각의 사퇴 요구에 대해 "누구라도 내일까지 사퇴와 재신임을 요구하면 저는 전당원 투표를 통해 당원의 뜻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자신이 재신임되지 않는다면 당 대표직은 물론 의원직도 버리겠다는 초강수를 두면서 재신임 투표를 요구하는 이들에게도 의원직, 시장직 등 정치생명을 걸라고 압박했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사태로 인한 당내 논란이 계속되자 장 대표가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한 전 대표 제명 이후 친한(친한동훈)계, 소장파, 오세훈 서울시장 등 당 일각에서 자신에 대한 사퇴 내지 재신임 투표 요구가 이어지자 반대 측에 '정치생명을 걸라'고 요구하며 자신 역시 의원직까지 걸면서 배수진을 친 셈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거취 표명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간담회장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거취 표명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간담회장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앞서 친한계 의원 16명과 오 시장은 이른바 '당원게시판 사태'로 한 전 대표가 제명되자 장 대표 사퇴를 공개 요구했으며 이후에도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거취 압박을 이어왔다. 재신임 투표는 소장파이자 비상대책위원장 출신인 김용태 의원이 처음 제안했다.

최근 여론조사상 불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장 대표의 제안에 친한계 등은 '협박·계산 정치'라며 반발했다.

장 대표의 재신임투표 역제안은 실제 전 당원 투표를 하든 그렇지 않든 불리할 게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근 100만명을 돌파한 당원 성향을 내부적으로 분석해봤을 때 재신임 투표를 하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 48%가 윤리위의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이 적절하다고 답변해 부적절 답변(35%)보다 많았다.

또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이날 공개한 NBS 여론조사 결과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37%는 한 전 대표의 제명이 향후 당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응답은 26%에 그쳤다.

장 대표가 재신임받을 경우 흔들리는 리더십을 다시 확고히 할 뿐 아니라 확실하게 친한계를 누르고 갈 명분이 생길 것으로 장 대표 측은 보고 있다.

나아가 친한계, 소장파 의원이나 광역단체장 등이 6일까지 공개적으로 재신임 투표를 주장하지 않을 경우 이들에게 '더는 당 대표를 흔들지 말라'며 반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장 대표가 임명한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페이스북에 "오 시장님 서울시장직 걸고 재신임 투표해 볼까. 친한계 16명은 의원직 걸 자신 있느냐"며 "비겁하게 자기 자리는 지키며 뒤에서 손가락질만 하는 정치꾼들이 뭐라고 변명할지 기대된다"고 썼다.

박민영 당 미디어대변인도 "상대에게 손목 걸라고 요구할 거면 자기는 손가락 하나라도 내놓고 얘기하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가세했다.

친한계와 소장파 등 장 대표 사퇴를 요구했던 인사들은 "협박 정치", "당을 사지로 몰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친한계 한지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퇴 요구에 대한 답이 아니라 사퇴하지 않기 위한 조건을 만든 것에 불과하다. 이미 결과가 보이는 판을 깔아놓고 '당원이 결정한다'는 건 책임 정치가 아니라 계산 정치"라며 "혼자 판 깔고 규칙 만들고 심판 보고 혼자 승리하는 정치. 이건 책임 회피의 연출"이라고 비판했다.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페이스북에 ‘장동혁의 파쇼 등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오늘 장동혁의 불신임투표 부결시 발의자들이 자리를 내놓으라는 요구는 헌법과 당헌이 보장하는 발의권(의견 개진 권리)을 공갈 협박으로 무력화하려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며 "장동혁은 더 이상 민주주의자가 아니다. 오늘부로 파쇼 등극이다"라고 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장 대표, 민주주의를 그만 망가뜨리고 당장 사퇴하라. 구차하게 전당원 어쩌구 끌어들이지 말고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처음엔 48시간 이내에 전공의들 복귀 안하면 처단한다는 윤석열 계엄 포고문 듣는 줄 알았다"며 "내일까지 국회의원, 단체장 혹은 누구든 사퇴 원하면 말하라는데 그 시한을 왜 장 대표가 정하나. 그럴 권한을 누가 부여했나"라고 했다.

그는 "당 대표는 당원들이 뽑는 엄정한 자리라는 주장에 동의한다. 한데 왜 당신은 2023년 봄 당대표 경선때 나경원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했나"라며 "본인은 또 2024년 12월엔 수석최고위원을 던져버려 63%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한동훈 대표 체제를 붕괴시키지 않았나. 이건 당원권리 침해 아니었나. 장 대표의 발표문은 한마디로 헛소리 작열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 계엄 포고령을 보는 줄 알았다. 당 대표에 대해 문제 제기하면 그게 무슨 죄악이냐"며 "교만한 태도이고 협박 정치"라고 했다.

오 시장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얘기하라? 직을 걸고 하라? 참 실망스럽다"며 "국민이 국회의원직, 시장직을 줬는데 그 자리를 걸고 당의 노선 변화를 요구하라? 이건 공직에 대한 장 대표의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전 대표 문제로 당내 분열이 심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이제 당내 집안싸움이 아니라 칼부림 수준이다. 당 대표가 봉합하면서 지방선거를 이끌어야지 '너 죽고 나 죽자'는 게 무슨 말인가. 우리 당이 민주당이 원하는 길로 가고 있다"고 한탄했다.

한국갤럽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지난달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접촉률은 43.4%, 응답률은 12.3%다.

지난 2~4일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5.9%.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