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령층의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주택연금 수령액을 인상하고 가입 문턱을 대폭 낮추는 대대적인 제도 개편에 나선다. 100세 시대에 맞춰 계리모형을 재설계하여 매월 받는 연금액을 높이는 동시에,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고 실거주 의무 등 각종 제약 요인을 완화하여 주택연금을 국민·퇴직·개인연금과 함께 다층 노후보장 체계의 핵심축으로 안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정부와 금융위원회는 주택연금 도입 이후 가입 가능 연령 확대와 주택가격 요건 완화 등을 통해 2025년 말 기준 누적 가입 15만 가구를 달성했으나, 급격한 고령화와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를 고려해 보다 적극적인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주택연금 계리모형의 재설계를 통한 수령액의 전반적 인상이다. 이에 따라 평균 가입자인 72세, 4억 원 주택 보유자를 기준으로 할 때 기존 월 129.7만 원이었던 수령액은 133.8만 원으로 약 3.13% 늘어나게 된다. 가입 기간 전체로 보면 수령 총액은 약 849만 원 가량 증가하는 효과가 있으며, 이 조치는 2026년 3월 1일 이후 신규 신청자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취약 고령층에 대한 지원도 한층 두터워진다. 현재 부부 중 한 명이 기초연금 수급자이면서 시가 2.5억 원 미만의 1주택을 보유한 경우 일반형보다 높은 수령액을 주는 우대형 주택연금을 운영 중이다. 앞으로는 우대 지원 대상자가 시가 1.8억 원 미만 주택에 거주할 경우 수령액 우대 폭이 더 확대된다. 예컨대 77세, 1.3억 원 주택 보유자가 우대형으로 가입할 때 기존에는 월 9.3만 원을 더 받았으나, 개선 이후에는 월 12.4만 원을 추가로 수령하게 된다. 저가 주택 보유자가 노후에 실질적인 소득 보전을 체감할 수 있도록 배려한 조치로, 2026년 6월 1일 이후 신규 신청자부터 혜택받는다.
가입 시점에 발생하는 재정적 부담과 심리적 진입 장벽도 낮아진다. 주택 가격의 1.5%를 납부하던 초기 보증료율은 1.0%로 인하되어 가입 초기 비용이 줄어든다. 4억 원 주택 가입자의 경우 초기 보증료가 60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200만 원가량 경감되는 셈이다. 다만 보증료 인하로 인해 전체 연금 수령액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대출 잔액의 0.75%인 연 보증료율은 0.95%로 소폭 인상된다. 가입 후 마음이 바뀌어 해지할 경우 초기 보증료를 돌려받을 수 있는 기간도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연장되며, 이용 기간에 비례해 액수를 차감하여 환급하는 슬라이딩 방식이 적용된다.

가입자의 생활 환경 변화를 반영해 실거주 의무에 대한 예외도 폭넓게 허용된다. 기존에는 가입 시점에 담보 주택에 반드시 거주해야 했으나, 질병 치료나 자녀 봉양, 노인 주거복지시설 입주 등 불가피한 사유가 증빙될 경우에는 실거주를 하지 않더라도 연금 가입이 가능해진다. 가입자가 사망한 뒤 남겨진 고령 자녀를 위한 승계 절차도 간소화된다. 만 55세 이상의 고령 자녀가 부모가 살던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이어받으려 할 때, 지금까지는 부모의 기존 채무를 전액 상환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별도의 상환 절차 없이 연금을 계속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부모의 채무 규모에 따라 자녀의 수령액이 조정되며, 채무가 주택 가치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가입이 제한될 수 있다.
이러한 전방위적 제도 개선은 고령층의 자산 중 약 77.6%가 부동산에 묶여 있는 한국 특유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조치를 통해 주택연금의 가입 유인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향후 관계 부처와 협력하여 지방 가입자에 대한 우대 방안을 발굴하는 등 주택연금이 고령층 노후 생활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보완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개선안 중 수령액 인상과 보증료 관련 사항은 내달 1일부터, 우대형 확대와 실거주 예외 및 자녀 승계 제도는 오는 6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