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7만 달러선 방어를 장담하기 어려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에서 참여 감소와 유동성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며 시장이 본격적인 약세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5일(현지시각) ‘아시아 모닝 브리핑’에서 온체인 지표가 전형적인 약세장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시장 개장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이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상자산(암호화폐) 역시 뚜렷한 반등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불 스코어 지수(Bull Score Index)’는 0까지 떨어졌다. 이는 상승 추세를 지지할 매수 동력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뜻이다. 지난해 10월 고점과 비교하면 시장 구조 자체가 크게 약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립토퀀트는 이번 조정을 단기 순환이 아닌 구조적 약세로 규정하며 “시장 참여자 기반이 얇아지고 유동성이 빠르게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래스노드 데이터 역시 비슷한 신호를 보인다. 현물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가운데, 매도 물량을 지속적으로 흡수할 만한 수요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급격한 공포 매도보다는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 자체가 줄어드는 ‘수요 공백’이 핵심 문제로 지목됐다.
기관 자금 흐름도 분위기 변화를 분명히 보여준다. 한때 강한 매수세를 이끌었던 미국 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는 최근 순매도 기조로 돌아섰다. 코인데스크는 “1년 전과 비교하면 수만 개 비트코인 규모의 수요 격차가 발생했다”며, 기관 투자자의 태도 변화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수요 둔화는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10월 이후 프리미엄이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가격 조정 국면에서도 미국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 유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과거 강세장이 미국 현물 수요를 기반으로 형성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는 핵심 엔진이 멈춘 상태라는 분석이다.
유동성 환경도 빠듯해지고 있다.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떠받쳐온 스테이블코인 증가세가 멈췄고, 테더(USDT) 시가총액 증가율은 2023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장기적인 비트코인 실질 수요 증가율 역시 지난해 고점 대비 급격히 꺾이며, 단순한 레버리지 청산을 넘어 참여 감소가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기술적으로는 비트코인이 365일 이동평균선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온체인 가치 평가 구간상 주요 지지선은 7만 달러에서 6만 달러 사이에 형성돼 있어, 해당 구간이 향후 시장 방향을 가를 핵심 구간으로 꼽힌다.
거시 환경도 부담 요인이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보다는 기술주와 유사한 고변동성 자산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통화정책 기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예측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4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게 반영되고 있으며, 6월 인하 가능성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정치 변수도 더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준 의장 지명자인 케빈 워시에 대해 언급하며 “금리를 올리려는 인물이었다면 그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연준의 정책 독립성에 대한 논란을 다시 불러오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현재 아시아 시장의 특징은 충격이 아니라 ‘부재’”라며 “단기 반등은 가능하지만, 확신을 가진 매수세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날 오후 1시45분 기준 비트코인은 7만 1182달러, 이더리움은 2116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