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시대 한 임금의 수라상에 올라, 그 맛으로 궁궐을 뒤흔든 어족이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임금은 수라상에 오른 이 음식을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코와 입 주변에 살점이 묻는 줄도 모를 정도였다고 한다. 이를 지켜보던 신하들은 임금의 체통이 깎이는 것을 우려해 이후로는 해당 음식을 진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맛을 잊지 못한 임금은 다시 음식을 내올 것을 명했고, 생산처를 알지 못해 수개월간 전국을 헤매던 관리들은 지금의 울진군 평해읍 거일리, 옛 평해군 ‘게알개’에서 한 어부가 게를 잡는 모습을 발견하며 비로소 다시 임금의 상에 올릴 수 있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왕의 입맛을 사로잡아 체면까지 잊게 만들었다는 이 별미가 바로 오늘날 울진의 대표 특산물인 대게다.

흔히 ‘대게’라는 이름이 크기 때문에 붙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다리 모양이 대나무 마디를 닮았다 하여 ‘대게(竹蟹)’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껍질이 비교적 얇고 살이 꽉 차 있으며, 담백하면서도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맛뿐 아니라 영양 면에서도 평가가 좋다. 대게는 고단백·저지방 식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과 류신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나 노약자의 기력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또한 간 기능 강화와 피로 해소에 효과적인 성분으로 자주 언급되는 타우린 함량이 높고, 게 껍데기에 포함된 키토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보탬이 될 수 있으며 면역력 증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대게에는 셀레늄과 아연 등 항산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체내 노화 억제와 면역 체계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비타민 B군은 신진대사를 촉진해 피로 회복을 돕는 한편 DHA와 EPA 같은 불포화지방산은 혈액순환 개선과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소개된다. 겨울 바다에서 건져 올린 ‘제철의 맛’이 한 끼 식탁을 넘어 건강한 미식으로 자리 잡는 이유다.

이처럼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울진 대게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2026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가 오는 2월 27일부터 3월 2일까지 4일간 경상북도 울진군 후포항 일원에서 개최된다. 울진군이 주최하고 울진군 축제 발전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울진 대게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후포항은 대게가 활발히 유통되는 항구로, 축제 기간 방문객들은 산지에서 갓 잡아 올린 신선한 대게를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축제는 가족 단위 관광객부터 미식가들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꾸린다. 대게를 직접 골라보고 현장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깜짝 경매’ 행사가 마련되고,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행사장 곳곳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예년 행사에서는 울진 대게 경매 프로그램과 체험형 구성들이 운영된 바 있어, 올해 역시 현장에서 보고 먹고 참여하는 즐거움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무대 프로그램도 빠지지 않는다. 과거 일정표에는 ‘축하공연’이 포함돼 운영된 사례가 있는 만큼, 올해도 현장에서 흥을 더하는 공연·이벤트가 축제의 한 축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축제는 단순히 먹거리를 즐기는 자리를 넘어, 울진이 품어온 바다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체감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2월의 끝자락, 동해안의 푸른 바다와 항구의 활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울진의 겨울 축제는 방문객들에게 제철 대게가 선사하는 미식의 즐거움은 물론, 항구 도시 특유의 풍경과 추억까지 한꺼번에 남겨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