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가 끝나고 나면 주방 한켠에 스팸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집이 많다. 구워 먹고, 볶아 먹고, 찌개에 넣어 먹다 보면 금세 물리기 쉬운 재료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 번 만들어 두면 며칠 동안 반찬 걱정 없이 꺼내 먹을 수 있는 활용법이 필요하다. 그 해답이 바로 스팸고추볶음장이다. 밥 위에 올려도 좋고, 쌈장처럼 활용해도 되는 만능 저장 반찬이다.

스팸고추볶음장은 기본적으로 스팸의 짠맛과 고추의 알싸한 매운맛이 어우러진다. 여기에 기름과 양념이 더해지면서 시간이 지나도 맛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 가장 큰 장점은 한 번 조리해 두면 냉장 보관으로 여러 날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침에 바쁠 때 밥에 비비기만 해도 한 끼가 해결되고, 고기나 채소를 찍어 먹는 장으로도 활용도가 높다.
조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먼저 스팸은 작은 깍둑썰기로 잘게 다져준다. 이때 너무 크게 썰면 장처럼 퍼지지 않고, 너무 곱게 갈면 식감이 사라지므로 콩알 크기가 적당하다. 청양고추와 풋고추를 함께 사용하면 매운맛과 향이 균형을 이룬다. 씨를 일부 제거하면 과도한 매운맛을 줄일 수 있다. 마늘은 다져서 준비하고, 양파를 소량 넣으면 단맛과 수분이 더해져 맛이 한층 부드러워진다.

프라이팬은 중불로 달군 뒤 별도의 기름 없이 스팸부터 볶아준다. 스팸 자체에 기름이 많기 때문에 처음부터 식용유를 넣으면 지나치게 느끼해질 수 있다. 스팸에서 기름이 충분히 나오고 가장자리가 살짝 노릇해지면 고추와 마늘, 양파를 넣고 볶는다. 이때 불을 너무 세게 하면 마늘이 먼저 타버리므로 불 조절이 중요하다.
양념은 간장과 고춧가루를 기본으로 한다. 간장은 소량만 넣어도 충분하다. 스팸 자체가 짜기 때문에 간장을 많이 넣으면 짠맛이 튄다. 단맛은 설탕보다 물엿이나 올리고당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엿은 장을 윤기 있게 만들고 수분 증발을 막아 저장성을 높여준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아주 조금만 넣어 향을 더한다. 참기름을 많이 넣으면 보관 중 산패가 빨라질 수 있다.

조리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수분 조절이다. 물을 넣지 않고 재료에서 나오는 수분만으로 볶아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장이 너무 묽으면 냉장 보관 중 쉽게 상할 수 있다. 볶음장이 팬 바닥에 눌어붙지 않을 정도로만 촉촉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보관은 완전히 식힌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숟가락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마른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수분이 들어가면 변질 속도가 빨라진다. 이 과정을 지키면 냉장고에서 일주일 정도는 충분히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더 오래 두고 먹고 싶다면 소분해 냉동 보관도 가능하다.

스팸고추볶음장의 장점은 활용도가 매우 높다는 데 있다. 밥에 비벼 먹으면 간단한 한 끼가 되고, 계란후라이나 두부구이에 곁들이면 훌륭한 반찬이 된다. 상추나 깻잎에 고기와 함께 싸 먹어도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 명절에 받은 스팸을 빠르게 소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실속 있는 저장 반찬이다.
구워 먹고 끝나는 스팸이 아니라, 시간을 아껴주는 집밥 재료로 바꾸는 방법. 스팸고추볶음장은 명절 뒤 냉장고를 가장 똑똑하게 정리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