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초등학생이 부모에게 해당 주택을 물려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3일 온라인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따르면 ‘아파트를 물려받고 일하기 싫다는 초등학교 4학년 아이’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글에서 “부부가 같은 대형 은행에 재직 중이며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헬리오시티 30평대에 주택담보대출 없이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A 씨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은 최근 아파트 상가에 붙어 있는 부동산 매매 호가 전단을 본 뒤부터 집값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딸은 전단에 적힌 금액을 확인한 뒤 “우리 집이 몇 억이냐”며 “나중에 이 집을 나에게 줄 것이냐”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했다고 한다. 해당 단지의 30평대 아파트 매매 호가는 현재 28억 원에서 35억 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부모는 아이의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여러 차례 설명에 나섰다. A 씨는 딸에게 “엄마 아빠는 50대 중반에 퇴직할 예정이고 이후에는 이 집을 월세로 돌려 여행을 다니며 번 돈을 사용할 계획”이라며 “남는 재산은 사회에 기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딸은 “그래도 집은 팔지 않을 것 아니냐”며 “집은 나중에 나에게 물려달라”고 답했다.
A 씨는 “재산을 물려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여러 차례 설명했고 상속세 등 현실적인 문제도 이야기했지만 아이는 이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래 희망을 묻는 질문에 딸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부모에게 용돈을 받으며 함께 살고 싶다”고 답해 고민이 깊어졌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주변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들었다고 전했다. A 씨는 “직장 동료 중 서울 목동에 거주하는 지인의 아들도 ‘어차피 이 집은 내 것이 될 텐데 굳이 열심히 살아야 하느냐’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며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이런 인식이 낯설지 않은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적었다.

사연이 공개되자 커뮤니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초등학교 4학년이 집값을 따지고 상속을 당연하게 말하는 게 낯설다”, “그 나이에 부동산 시세를 보고 ‘물려받는다’는 개념까지 자연스럽게 꺼내는 게 신기하다”, “어릴 땐 문방구집이 제일 부러웠는데 세대가 달라진 것 같다”는 자조 섞인 댓글도 이어졌다.
아이의 말보다 부모의 대응을 지적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 가치관을 더 단호하게 잡아줬어야 한다”, “성인이 되면 자기 인생은 본인이 책임져야 하고 부모 재산을 당연시하면 안 된다고 분명히 알려야 한다”는 반응이다. 일부는 “용돈이나 생활 방식이 너무 풍족했던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말도 했다.
“요즘 집값 환경이 아이들 생각까지 바꾼 것 같다”는 해석도 나왔다. “비정상적으로 오른 집값 때문에 ‘월급의 의미’를 가볍게 보는 분위기가 생겼다”, “또래나 온라인 콘텐츠 영향으로 자산 이야기에 일찍 노출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노후 비용과 세금까지 고려하면 집 한 채가 평생을 보장하는 것도 아닌데 현실을 체감할 경험을 주는 게 필요하다”는 조언도 함께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