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 아끼세요… 초3 되면 50만원 받는다

2026-02-04 10:48

초3부터 연 50만 원 교육 이용권, 사교육비 부담 줄어들까?

교육부가 2026년부터 기존 늘봄학교 체제를 지역사회와 연계한 '온 동네 초등 돌봄·교육'으로 전면 개편하고 교육 수요가 급증하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연간 50만 원 상당의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권을 지급한다. 학교가 돌봄과 교육을 전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와 지역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모델을 구축해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단순 돌봄보다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지난 2024년부터 초등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돌봄 공백 해소에 집중해 온 늘봄학교 정책을 2026년부터 새로운 단계로 확장한다. 핵심은 돌봄의 주체를 학교 담장 너머로 넓히는 것이다. 그동안 학교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돌봄 시스템은 공간 부족과 교사의 업무 부담이라는 현실적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희망하는 모든 초등학생에게 빈틈없는 돌봄을 제공하되, 지역별 여건에 따라 학교 밖 지역 돌봄 기관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정책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권' 도입이다. 교육부가 한국과학창의재단을 통해 실시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2 학부모의 75.3%가 '돌봄보다 교육활동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참여 시간이 줄더라도 우수한 프로그램을 원한다는 의견도 절반을 넘었다.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정부는 2026년부터 초3 학생 중 희망자에게 연간 50만 원의 이용권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학생은 자신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고 학부모는 사교육비 부담을 일부 덜 수 있게 된다.

이용권 사용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도 마련된다. 3월부터 부산, 인천, 세종, 충북, 전북, 전남 등 6개 시도교육청에서 제로페이와 연계한 간편결제 방식을 시범 도입한다. 학부모가 모바일로 쉽게 결제할 수 있게 하여 학교 행정실의 수납 업무 부담을 줄이려는 조치다. 나머지 교육청들도 지역 상황에 맞는 자체 운영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학교 안 방과후 학교 수강료 결제에 우선 사용하고, 향후 여건이 갖춰진 지역부터 청소년수련시설 등 공공·비영리 기관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사용처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초등학교 1, 2학년에 대한 지원은 기존 기조를 유지한다. 돌봄 수요가 가장 높은 시기인 만큼 매일 2시간의 무료 프로그램과 안정적인 돌봄 시간을 보장한다. 다만 초3 이상 고학년은 단순 돌봄보다는 교과 연계나 특기 적성 교육에 대한 니즈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맞춤형 지원으로 선회했다. 교육부는 2026년 초3 방과후 학교 참여율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운영 성과를 분석해 2027년 이후 지원 대상을 초4 이상으로 확대할지 검토할 계획이다.

안정적인 제도 정착을 위해 거버넌스 구축에도 속도를 낸다. 중앙 단위에서는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온 동네 초등 돌봄·교육협의체'가 가동되며, 각 지역에서는 지자체와 교육청이 참여하는 지역 협의체가 운영된다. 교육부는 이 협의체들이 실질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운영비 100억 원을 지원한다. 지역 내 유휴 공간이 부족하거나 돌봄 인프라가 열악한 곳을 대비해 학교와 지역 기관의 역할을 명확히 나누고 상호 보완하는 모델을 지역별로 마련하도록 했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학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안전 문제에 대한 대책도 구체화했다. 학교 밖으로 이동하거나 귀가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의 '사회서비스 노인 일자리' 사업과 연계한 귀가 지원 인력을 대폭 확충한다. 어린이 통학버스 운영을 늘리고 학교 밖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에 대해서도 보상 범위를 확대한다. 방과후 프로그램 강사에 대한 검증도 강화해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하거나 결격 사유가 있는 강사는 배제된다.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농어촌이나 구도심 등 강사 수급이 어려운 소외 지역에는 대학이나 전문 기관과 연계하여 양질의 프로그램을 공급한다. 이를 위해 2026년에만 총 1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학기당 1,500학급 내외를 지원할 예정이다. 단순히 예산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대학의 인적 자원을 활용해 교육의 질을 담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현장에서는 지역사회와 연계한 성공적인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광주 효동초등학교는 구도심 재개발로 학생 수가 급증하자 지역아동센터 등 9개 기관과 협약을 맺고 학교 밖 공간을 확보해 돌봄 공백을 메웠다. 대전은 구청별로 거점 돌봄 센터를 지정해 수영, 클라이밍 같은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 구로와 영등포의 경우 교육지원청과 지자체 키움센터가 예산을 분담하고 강사를 공유하며 프로그램의 질을 높였다.

교육부는 이번 개편안이 현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부터 시도교육청과 함께 2026학년도 운영 준비에 착수했다. 신학기 시작 전후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 지원을 강화하고 불편 사례를 집중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국가가 책임지고 수요에 맞는 돌봄과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학부모가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