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긴장이 정치권의 언어에서 먼저 폭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향해 “정부를 이기려 하지 말라”,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연일 강경 발언을 이어가자 국민의힘이 이를 단순한 정책 메시지가 아닌 ‘부동산 정치’로 규정하며 정면 비판에 나섰다. 당은 다주택자를 투기 세력으로 규정하는 이분법적 접근이 시장 불안을 키우고 동시에 정권 핵심 인사들에게는 다른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일 논평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의 언어 속에는 ‘다주택자=투기꾼’, ‘투기꾼 대 정의로운 정부’라는 단순한 이분법만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집이 여러 채 있다는 이유만으로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은 대통령의 언어라기보다 과거 야당 대표 시절의 정치 구호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더 큰 문제는 같은 잣대가 정권 핵심 인사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이재명 정부 내각과 청와대 참모 34명 가운데 9명이 다주택자”라고 밝혔다. 또 “장차관·비서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 140명이 보유한 아파트 자산 가치는 1년 새 396억 원 증가했고, 1인당 평균 2억 8000만 원에 달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의 논리대로라면 대통령의 참모들은 다주택 보유로 투기의 수혜자가 된 것이냐”며 “국민이 다주택자면 범죄 취급을 받고, 장관과 참모가 다주택자면 자산 관리가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부동산으로 큰 이익을 보면서 국민에게만 팔라고 호통치는 상황에서 정책에 대한 신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과 수도권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둔 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최 수석대변인은 “매물을 잠가놓은 상태에서 ‘팔아라, 내놔라’는 호통만으로 시장이 움직일 리 없다”며 “다주택자가 집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게 만드는 각종 규제는 그대로 둔 채 처분만 강요하는 방식으로는 정책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주택 보유에는 부모 봉양, 자녀 교육, 생계형 임대 등 합법적 사유가 존재한다”며 “정부가 자산 처분의 시점과 방향까지 지시하는 순간 자유시장 원칙은 훼손된다”고 주장했다. 또 “보유세 인상이나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무기로 시장을 압박하는 방식은 결국 더 큰 왜곡과 조세 저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이 대통령이 실패한 부동산 정책의 책임을 유주택자에게 돌리며 ‘투기꾼 낙인’을 찍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권력 핵심 인사들은 상급지 부동산을 움켜쥔 채 버티기를 택하면서도, 일반 국민에게는 희생을 요구하고 매도를 강요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민주당의 해명에 대해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가 생각보다 적다며 ‘니 떡이 크니, 내 떡이 크니’ 식의 논리를 펴고 있다”며 “말이 안 되는 궤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 때부터 유주택자를 획일적으로 투기꾼으로 분류하고 세금과 규제로 압박해 온 결과가 무엇이었는지 국민은 이미 경험했다”고 했다.
그는 “2020년 총선 당시 민주당은 2주택 이상 보유 공천 후보자에게 매각 서약서를 받았다”며 “그 서약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부터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실거주 외 부동산 소유 제한과 주요 지역 주택에 대한 추가 세금 검토는 사실상 국민을 상대로 한 연속 압박”이라고 말했다.
이충형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발언 방식 자체를 문제 삼았다. 그는 “부동산 시장을 향한 대통령의 발언이 갈수록 정책의 영역을 벗어나 정치의 영역으로 치닫고 있다”며 “비판 여론과 언론 보도를 ‘망국적 부동산 투기 옹호’로 낙인찍는 것은 대통령이 직접 여론전에 나서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말이 아니라 신뢰로 움직인다”며 “거칠고 감정적인 언사가 반복될수록 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민주당 의원 165명 중 25명이 다주택자이며, 강남 4구에 주택을 보유한 의원 상당수는 실거주가 아닌 임대 상태”라며 “정책을 설계하는 이들이 스스로 따르지 않는 정책을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