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시장에 ‘극단적 공포’ 신호가 켜졌다. 최근 한 달간 가격이 13% 넘게 떨어진 가운데, 각종 지표들이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단기 반등 시도는 나타나고 있지만, 시장 전반의 분위기는 여전히 냉각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디크립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한때 7만4500달러까지 밀리며 강한 지지선으로 꼽히던 구간을 시험한 뒤 반등해 7만85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번 하락으로 비트코인은 네 달 연속 월간 하락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크립토 윈터’ 이후 가장 긴 연속 하락 흐름이다.
급락의 배경에는 거시경제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경고가 다시 부각하면서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급격히 확산됐다. 이 여파로 1월 30일 하루 동안 암호화폐 시장에서 레버리지 포지션 약 22억달러어치가 강제 청산됐다. 매도 압력의 상당 부분은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에게 집중됐다.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기준 14까지 떨어지며 ‘극단적 공포’ 구간에 진입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에 몰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전통적인 안전자산마저 예외는 아니었다.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였던 온스당 5500달러 선에서 5000달러 아래로 하루 만에 12% 급락했고, 은 가격은 하루 동안 30% 폭락하며 1980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달러 확보를 위한 현금화가 자산 전반으로 확산된 셈이다.
다만 이날 들어 시장에는 미약한 반등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0개 암호화폐 대부분이 동반 반등에 나섰다. 하지만 이를 추세 전환의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기술적 지표들은 여전히 약세 흐름을 가리키고 있다. 일간 차트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 아래에 위치한 전형적인 하락 추세에 놓여 있다. 단기 흐름을 나타내는 50일 지수이동평균선이 200일선 아래에 머물러 있어 매도 우위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추세 강도를 나타내는 평균방향지수는 32를 웃돌며 강한 추세가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수치 자체는 방향을 의미하지 않지만, 현재 방향이 하락 쪽이라는 점에서 매도 압력이 뚜렷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나마 시장에 숨통을 틔워주는 지표는 상대강도지수다. RSI는 30선까지 내려오며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 과거에도 이 같은 수치는 단기 반등으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반드시 추세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경계론이 함께 제기된다.
단기 차트에서는 기술적 반등 시도가 포착된다. 비트코인은 7만4500달러 부근에서 반등해 단기 이동평균선 구간을 재차 시험했지만, 매수세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며 다시 밀리는 모습이다. 4시간 차트 기준 평균방향지수는 57을 넘어서며 하락 추세의 힘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장 심리를 반영하는 예측 시장의 분위기는 더욱 냉랭하다. 디크립트 모회사 산하 예측 플랫폼에서는 비트코인이 10만달러로 회복하기보다 6만9000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투자자들이 설정한 확률은 약 68%. 불과 2주 전 상승 가능성에 85%가 몰렸던 것과는 정반대다.
전문가들은 7만4000달러 선이 단기적으로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본다. 이 가격대가 재차 테스트되더라도 지지에 성공할 경우 7만8000달러에서 8만5000달러 사이에서 가격이 횡보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다음 주요 지지 구간으로는 6만9000달러대가 거론된다. 이는 지난해 10월 기록한 12만6000달러 고점 대비 약 45% 조정에 해당한다.
상단에서는 8만600달러 부근이 즉각적인 저항선으로 지목된다. 이 가격은 장기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구간으로, 일간 종가 기준 돌파 여부가 단기 흐름을 가를 수 있다는 평가다. 이후 9만1300달러 부근에는 과거 지지선이 저항으로 전환된 구간과 이동평균대가 겹쳐 있어 회복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단기 반등 가능성과 중기 하락 위험이 공존하는 국면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과매도 신호는 나타나고 있지만, 거시경제 변수와 투자 심리가 동시에 개선되지 않는 한 추세 전환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