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개봉 D-1인데 전체 예매율 1위, 벌써 ‘천만’ 점찍은 ‘한국 영화’

2026-02-03 10:46

예매율 1위 '왕과 사는 남자', 개봉 전 천만 기대작 증명
유배지에서 피어나는 왕과 촌장의 관계, 역사극의 새로운 해석

개봉을 하루 앞둔 한국 영화가 전체 예매율 1위를 찍었다. 흥행의 ‘선행 지표’로 꼽히는 예매율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며, 개봉 전부터 분위기를 바꿔놨다.

벌써 천만 점찍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 / 유튜브 '쇼박스 SHOWBOX'
벌써 천만 점찍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 / 유튜브 '쇼박스 SHOWBOX'

정체는 바로, 장항준 감독의 신작 ‘왕과 사는 남자’다. 내일인 2월 4일 개봉을 앞두고 예매 열기를 이어가며 ‘2026년 첫 천만 기대작’이라는 수식어를 현실로 끌어당기고 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2월 3일 오전 10시 기준 예매율 27.9%로 전체 영화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 실시간 예매율 1위도 굳건히 지키는 흐름이다. 누적 예매 관객수는 10만 명을 넘기며 개봉 전 ‘초반 동력’을 확실히 확보했다. 개봉 D-1 시점에 예매율과 예매 관객 수 모두에서 힘을 보여준다는 건, 관객의 선택이 이미 기울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왕과 사는 남자' 단종 역 박지훈 / ㈜쇼박스
'왕과 사는 남자' 단종 역 박지훈 / ㈜쇼박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한다.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 ‘엄흥도’와, 왕위에서 쫓겨나 영월로 유배된 어린 선왕 ‘이홍위(훗날 단종)’의 이야기를 담았다. 서슬 퍼런 왕위 찬탈극이 끝난 뒤, ‘유배지’에서 벌어지는 관계와 감정의 변화를 전면에 내세운 설정이 특징이다. 익숙한 역사적 비극을 ‘사람 이야기’로 재배치해, 역사물의 무게는 가져가되 관객이 감정으로 따라갈 통로를 넓혔다.

캐스팅은 흥행의 또 다른 근거다. 엄흥도 역의 유해진, 이홍위(단종) 역의 박지훈을 중심으로 한명회(유지태), 매화(전미도), 금성대군(이준혁)까지 라인업이 촘촘하다. 특히 박지훈은 생의 의욕을 잃은 듯한 어린 왕의 얼굴에서 출발해, 유배지에서 관계를 맺으며 기력을 되찾는 변주를 연기로 견인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해진은 장항준 감독 특유의 리듬을 ‘촌장’ 캐릭터에 실어, 비극적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인물의 생활감과 아이러니를 살려낸다. 유지태가 연기한 한명회는 ‘승자의 기록’ 너머에서 카리스마 있는 악역으로 재구성되며, 이야기의 긴장축을 맡는다.

박지훈 유해진 케미, 관전포인트 / ㈜쇼박스
박지훈 유해진 케미, 관전포인트 / ㈜쇼박스

이 작품이 흥미로운 지점은 단종이라는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사극에서 단종은 종종 유약하고 앳된 ‘병풍’처럼 소비되곤 했다. 하지만 ‘왕과 사는 남자’는 왕위 찬탈의 클라이맥스가 아니라, 그 이후의 시간을 영화의 시작점으로 삼는다. 스크린을 채우는 건 노산군으로 강봉된 이홍위의 파리한 얼굴과, 그가 유배지에서 마주하는 관계의 누적이다.

실록에 ‘엄흥도’라는 이름이 남아 있지만, 그가 왜 위험을 감수하고 상왕의 시신을 수습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충분치 않다. 장항준 감독은 그 공백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우며, ‘몇 개월’의 시간을 인물의 신뢰와 충심이 쌓여가는 과정으로 확장한다.

개봉 전인데 '전체 예매율 1위' / ㈜쇼박스
개봉 전인데 '전체 예매율 1위' / ㈜쇼박스

초반 반응이 뜨거운 이유도 여기서 나온다. 무거운 역사 소재 위에 장 감독 특유의 발랄함이 얹히면서,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 톤을 만든다. 엄흥도는 선비 같은 충신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 배부터 불리고 싶은’ 세속적인 촌장으로 설정돼, 유배지를 둘러싼 아이러니를 코믹하게 비틀어낸다. 역사적 비극을 단순 재현하는 방식이 아니라, 유배지에서의 관계극으로 감정선을 설계한 선택이 관객층을 넓히는 지점이다.

개봉 전 시사회 이후 언론·평단·실관람객 호평이 겹치며, ‘개봉 후 입소문’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예고편을 접한 관객 반응에서는 “캐스팅 미쳤네”, “그냥 보세요”, “올해의 천만 영화” 같은 강한 코멘트가 이어졌다.

천만 점찍은 한국 영화 / ㈜쇼박스
천만 점찍은 한국 영화 / ㈜쇼박스

작품을 둘러싼 기대가 단순한 조회수나 캐스팅 화려함에서 끝나지 않고, ‘완성도’와 ‘연기 앙상블’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올 로케이션 프로덕션을 표방하며 자료 조사와 재현에 공을 들였고, 배우들이 국궁·왕실 예절 등 디테일을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 과정을 거친 점도 작품의 질감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흥행 레이스의 관건은 개봉 후 첫 주말이다. 하지만 D-1 시점에서 전체 예매율 1위를 확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왕과 사는 남자’는 출발선에서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026년 첫 천만 영화 찍을까 / ㈜쇼박스
2026년 첫 천만 영화 찍을까 / ㈜쇼박스

설 연휴를 앞둔 개봉 타이밍, 역사적 비극을 관계극으로 재배치한 대중성, 그리고 유해진·박지훈을 중심으로 한 배우들의 연기 드라이브까지. ‘천만’이라는 큰 숫자를 입에 올리게 만드는 조건이 맞물렸다. ‘왕과 사는 남자’는 내일(4일) 개봉한다.

유튜브, 쇼박스 SHOWBOX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