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삶은 뒤 껍질을 까는 과정은 늘 번거롭다. 필러를 쓰면 속살이 함께 깎여 나가고, 손으로 벗기자니 뜨겁고 지저분해진다. 그런데 조리 전 단 한 가지 과정만 추가하면 감자 껍질이 거의 힘 들이지 않고 통째로 벗겨진다. 원리는 단순하지만, 알고 나면 왜 이제야 알았나 싶을 만큼 효과가 확실하다.

그 꿀팁을 바로 소개한다. '칼집을 내며 감자'를 딱 한 바퀴만 돌려보자. 이 방법의 핵심은 열팽창과 온도 차다. 감자를 삶는 과정에서 내부와 외부에 생기는 물리적 변화, 그 변화를 극대화하는 타이밍 등이 주요 포인트다.
먼저 감자를 삶기 전 준비 과정이 중요하다. 감자를 깨끗이 씻은 뒤 감자의 정중앙, 흔히 배 부분이라 불리는 지점을 따라 칼로 한 바퀴 얇게 칼집을 낸다. 이때 칼날을 깊게 넣을 필요는 없다. 껍질만 살짝 끊어준다는 느낌이면 충분하다. 속살까지 파고들면 오히려 감자가 갈라질 수 있다.
칼집을 낸 감자는 평소처럼 끓는 물에 넣어 통째로 삶는다. 젓가락이 무리 없이 들어갈 정도로 완전히 익히는 게 중요하다. 반쯤 익은 상태에서는 껍질과 속살이 충분히 분리되지 않는다.
그다음 중요한 단계는 삶은 직후다. 불에서 건져낸 감자를 즉시 얼음물이나 아주 찬물에 10초에서 20초 정도 담근다. 오래 담가둘 필요는 없다. 겉면의 열기만 빠르게 식히는 정도면 충분하다.

이 상태에서 감자의 양끝을 잡고 칼집이 난 방향으로 살짝 비틀듯 당기면 껍질이 매끈하게 분리된다. 한쪽에서 잡아당기면 반대쪽까지 한 번에 벗겨진다. 손에 힘을 줄 필요도 거의 없다.
이렇게 잘 벗겨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감자를 삶는 동안 내부는 열을 받아 팽창하고, 껍질과 속살 사이에는 미세한 틈이 생긴다. 여기에 미리 내둔 칼집이 틈을 따라 분리선을 만들어 준다. 이후 뜨거운 감자가 찬물에 들어가면 겉면의 껍질은 급격히 수축하지만, 내부는 여전히 열을 머금고 있어 수축 속도가 다르다. 이 온도 충격으로 껍질과 알맹이는 사실상 완전히 분리된다.

실제로 적용해보면 장점이 분명하다. 필러를 사용할 때보다 버려지는 속살이 거의 없다. 감자의 형태가 깔끔하게 유지돼 감자 샐러드, 매쉬드 포테이토, 니코아즈 샐러드처럼 모양이 중요한 요리에 유리하다. 특히 대량 조리가 필요한 급식이나 집들이 음식 준비에서는 작업 속도가 크게 줄어든다.
감자 종류에 따라 효과 차이도 있다. 햇감자처럼 껍질이 얇고 수분이 많은 감자일수록 분리 효과가 크다. 저장 기간이 긴 감자나 껍질이 두꺼운 품종은 칼집을 조금 더 정확히 내주는 게 도움이 된다.
감자 껍질, '이렇게'까지 활용가능하다고?
이제 더 이상 감자 껍질을 그냥 버리지 말자. 감자 껍질에는 식이섬유와 미네랄이 남아 있어 활용도가 높다. 요리 활용으로는 오븐 스낵이 대표적이다. 깨끗이 씻은 감자 껍질에 올리브 오일과 소금을 살짝 뿌린 뒤 180도 오븐에서 바삭해질 때까지 굽는다. 얇은 감자칩과 비슷한 식감이 나오며 맥주 안주나 간식으로 손색이 없다. 같은 방식으로 고구마 껍질도 활용 가능하다.

음료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감자 껍질을 그늘에서 이틀 정도 말린 뒤 팬에 약불로 볶아 물에 우려내면 차로 마실 수 있다. 포만감을 주는 성분이 있어 식사량 조절에 도움을 주며, 일부 연구에서는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다만 특정 효능을 과신하기보다는 보조적 활용에 그치는 게 적절하다.
생활용으로는 청소가 대표적이다. 감자 껍질에 남은 녹말 성분은 가벼운 물때나 기름때 제거에 효과적이다. 싱크대나 세면대 표면을 문지르면 미끄러운 때가 줄어든다. 냄비가 탔을 경우 껍질과 물을 함께 넣고 끓인 뒤 문지르면 자국 제거에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옷의 가벼운 얼룩 제거, 습기 제거용 제습제 대용, 식물에 주는 액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단, 식물 비료로 쓸 경우에는 반드시 끓여 식힌 물을 사용해야 냄새와 해충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