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반찬이 없거나 입맛이 없을 때, 우리 식탁에서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식재료는 단연 김이다.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를 지닌 김은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반찬’으로, 도시락과 김밥 등 다양한 요리에 쓰이며 한국인의 밥상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김 가격이 심상치 않은 오름세를 보이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도 커지고 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 유통 정보에 따르면, 지난 1월 하순 기준 마른김(중품) 평균 소매가격은 10장당 1515원으로 집계됐다. 순별 평균 소매가격이 1500원을 넘어선 것은 가격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불과 2년 전과 비교하면 약 50%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2024년 초까지만 해도 한 장당 100원 안팎이던 마른김 가격은 지난달 하순을 기점으로 150원을 넘어서는 등 최고가를 다시 썼다.
김 가격은 2023년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연간 마른김 평균 소매가격을 보면 2023년 전년 대비 10% 상승하며 ‘장당 100원대’에 진입했고, 2024년에는 25% 급등했다. 지난해에도 8% 추가 상승이 이어지며 고공행진이 계속됐다.
이 같은 가격 상승 배경에는 한국 김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가 꼽힌다. ‘검은 반도체’로 불리며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수출 물량이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 지난해 김 수출량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한 1억 699만 속(1속=100장)에 달했다. 국가별 수출 비중은 일본이 18.6%로 가장 높았고, 중국 17.5%, 태국 13.6%, 미국 13.3%, 러시아 9.8%, 대만 5.1%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생산 증가 속도보다 수출 수요 확대가 더 빠르게 진행된 점을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런 흐름은 수산물 물가 전반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김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4.9% 급등했다. 김을 비롯한 주요 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해 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5.9%를 기록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의 세 배에 육박했다.
정부는 김 가격 안정을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김 생산량 확대, 김 제품 고부가가치화, 소비자 할인 지원으로 김 수출 증가가 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라면서 "김 가격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해 김 가격을 안정화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