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최근 가격 급락 여파로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자산 순위 상위 10위권에서 밀려났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이더리움 역시 순위가 크게 낮아지며 주요 기업 주식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상황이 됐다.
1일(현지시각)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1조5700억~1조62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며 글로벌 자산 순위 12~13위로 내려앉았다. 이는 한화로 약 2280조~2350조 원 규모다. 비트코인은 아람코와 테슬라의 아래에 순위를 형성하며 최근까지 유지해오던 상위 10위 자산 목록에서 이탈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7일간 약 11% 하락하며 9만 달러 선에서 7만8500달러 안팎까지 밀렸다. 주간 기준으로는 9.3%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인 12만6000달러 대비로는 하락 폭이 더욱 커졌다.
비트코인이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대 자산에서 빠진 것은 최근 수년간 이어져 온 흐름과 대비된다. 지난해 10월 7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을 당시 비트코인은 글로벌 자산 순위 7위에 올랐고, 그 이전에는 구글과 아마존을 제치고 한때 5위권에 진입한 바 있다. 당시 시가총액은 약 2조5000억 달러(약 3630조 원)에 근접했다.
이번 하락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함께 미국 거시 환경 변화가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한 이후 달러화가 급등하며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워시 전 이사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준 이사회에서 활동한 인물로, 상대적으로 높은 실질금리와 연준 자산 축소를 선호하는 ‘매파적’ 성향으로 평가된다. 그의 지명 이후 달러 가치는 지난해 5월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달러 강세는 암호화폐뿐 아니라 귀금속 시장에도 직격탄이 됐다. 금 가격은 하루 만에 9% 급락하며 온스당 490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은 가격은 26.3% 급락해 85.3달러까지 밀렸다. 다만 금은 여전히 시가총액 약 34조1000억 달러(약 4경9500조 원)로 글로벌 자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은은 약 4조8000억 달러(약 6970조 원) 수준이다.
기업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약 4조6000억 달러(약 6680조 원)로 가장 크고, 알파벳(구글 모회사)이 약 4조800억 달러(약 5920조 원)로 뒤를 잇고 있다.
이더리움 역시 큰 폭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더리움은 최근 일주일 동안 14.5%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3000억 달러를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줄었다. 한화로는 약 435조 원 규모다. 시가총액 순위는 글로벌 자산 기준 56위까지 떨어졌다.
이더리움은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위 50위권을 유지했고, 지난해 10월 초 급락 이전에는 25위권에 근접해 있었다. 현재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캐터필러, 인디텍스, 코카콜라, 시스코 등 글로벌 대기업보다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이 단기 가격 조정을 넘어, 달러 강세와 긴축 우려가 맞물린 구조적 압박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암호화폐 전반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면서 거시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암호화폐 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방향성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달러 흐름과 미국 통화정책 기조가 뚜렷해지기 전까지는 뚜렷한 반등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